민통선 안에서 육군 상병이 부대 인근 설치된 용업용 전기울타리에 감전돼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6일 오전 7시35분께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읍내리 민통선지역에서 육군 모 부대소속 이모(22) 상병이 논 주변에 설치된 전기울타리에 감전돼 숨진채 발견됐다.
군(軍)에 따르면 이 상병은 이날 평소처럼 중대원들과 함께 달리기하다 몸이 좋지 않다며 부대에서 400m가량 떨어진 지점을 지날 무렵 선임병과 함께 대열에서 빠져나왔다.
이 상병은 중대원들이 돌아올 때까지 쉬려고 길 밖으로 나오다가 전기울타리를 건드려 정신을 잃었다. 그는 함께 있던 선임병의 소리를 듣고 달려온 중대원들이 부대 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시간여만에 숨졌다.
논 주인은 야생동물 피해를 막기 위해 전기울타리를 설치했으며 철선 3줄 중 2줄에 220V짜리 전기가 흐른 것으로 확인됐다.
군 관계자는 “논 주인이 밤에만 전기울타리를 사용했는데, 사고 당시 전기가 차단되지 않았다”며 “전기울타리를 알리는 표지판도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야생동물 퇴치용으로 설치된 전기울타리에 대한 안전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민통선지역의 전기울타리는 야생동물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농작물 피해가 급증하면서 2003년부터 등장하기 시작해 현재는 타이머와 수동 등 두가지 방식으로 진화한 상태지만 사고 위험이 높아 대부분 자제하고 있다.
민통선 밖에서도 사고가 이어져 지난달 20일 강원도 평창에서 마을주민 함모(여ㆍ50)씨가 배추밭에 설치된 220V짜리 전기울타리에 감전돼 숨졌고 지난 2009년 7월 강릉에서는 고추를 따던 관광객 2명이 울타리 감전으로 숨져 밭주인이 법정 구속되기도 했다.
파주시 관계자는 “전기울타리 자체는 불법시설이 아니므로 법적으로 제재할 수 없다”며 “야생동물 피해도 방치할 수 없기 때문에 안전을 고려한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현 기자 @madpen100> madp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