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신규대출자 40%가 민생고 시달려
금리 인상땐 가계빚 폭탄 현실화
신규 주택담보대출액 가운데 절반 가량이 생활자금용 대출로 확인됐다. 내집 마련을 위해 돈을 빌리는 것이 아니라 생활자금을 마련하려고 집을 담보로 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민생고(民生苦)를 반영하는 것으로, 금리가 오를 경우 이자도 갚지 못하는 대출자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국내 18개 은행의 신규 주택담보대출은 지난 4월 9조3000억원에 달했으며 이중 42.7%에 해당하는 4조원 가량이 주택구입용도 이외 생활자금용 대출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들어 4월까지 신규로 발생한 주택담보대출액 34조5000억원 가운데 14조원(40%)이 생활자금용 대출로 집계됐다.
주택담보대출에서 생활자금용도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해부터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2009년 12월 29.2%를 차지하는 등 이전까지만 해도 20%대 이하 수준에 머물었지만 2010년 30%대로 올라선 뒤 3월 32.9%, 4월 38.7%, 5월 44.9%로 급상승했다. 특히 6월들어 42.2%로 일시적으로 감소하는 듯 했지만 7월 44.7%로 다시 상승했으며 8월에는 48.3%를 차지했으며 9월과 10월에도 45%를 웃돌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택구입용 담보대출이 증가하는 이사철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생활자금용 대출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본격적인 이사시즌인 2~3월, 8~9월 보다 2, 3개월 앞선 작년 6월과 12월에 비중이 줄어든 것도 이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생활자금용도의 주택담보대출은 비중 못지 않게 규모도 급증하고 있다.
작년 5월 3조원대에 올라선 뒤 6월 3조2300억원, 7월 3조2500억원, 8월 3조1000억원, 9월 3조원, 10월 3조4700억원, 11월 3조72000억원, 12월 3조6700억원 등 12개월 연속 3조원대에 달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시중은행에 안정적인 대출자산 관리를 주문하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 특히 이 중 생활자금용 대출이 급증하고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시장금리가 오를 경우 이자부담이 늘어나 대출자들이 고충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며 “가계부채 종합대책 때 이 부분에 대한 대책도 함께 내놓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윤재섭 기자/ i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