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을 이기는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s)’의 힘은 효율적 연구개발(R&D)과 인재 중시 경영에서 나온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히든 챔피언’의 저자 헤르만 지몬 독일 마인츠대 교수의 설명이다. 지몬 교수가 지식경제부 R&D 전략기획단 주최로 7일 열린 ‘글로벌 R&D 포럼 2011’에서 기조 발제자로 나섰다.
그가 주창한 히든 챔피언은 매출액이 40억달러 아래인 중소ㆍ중견기업이면서도 세계 시장 점유율 3위 안에 드는 회사를 뜻한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기업을 압도하는 경쟁력을 자랑하는 기업을 지칭한다.
지몬 교수는 기조 발제문에서 “히든 챔피언 R&D 투자 규모는 대기업에 비해 매우 적다”면서도 “대규모 혁신을 통해 R&D 효율성면에서 대기업을 압도한다”고 밝혔다. 직원 1000명당 특허 보유 건수에서 대기업은 평균 6건이지만 히든 챔피언은 31건에 달한다. 반대로 특허당 투자비용을 비교해보면 대기업은 평균 271만3000유로지만 히든 챔피언은 52만9000유로에 불과하다. 대기업에 비해 히든 챔피언의 R&D 효율성은 5배를 뛰어넘는다.
그렇다고 히든 챔피언은 효율성에만 매몰되지 않는다. 지몬 교수는 “히든 챔피언 기업은 R&D 보안을 매우 중시하고 핵심 역량 부문은 외주를 주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킨다”고 강조한다. “가격 인하 전쟁을 피하고 ‘가격 혁신’이 아닌 ‘가치 혁신’ 전략을 구사한다”면서 “이를 통해 10~15% 수준의 가격 프리미엄을 지켜낸다”고 전했다. ‘가격 후려치기’로 점철된 우리나라 대ㆍ중소기업 현실에 시사하는 바가 큰 발언이다.
인재 중심 경영도 히든 챔피언의 경쟁력에 기여하는 주요인이다. 지몬 교수는 “히든 챔피언은 일자리 창출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보인다”면서 “인력의 질과 충성도를 높이는데 많은 투자를 한다”고 밝혔다.
<조현숙 기자 @oreilleneuve>
newea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