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주식형펀드 시장에서 외국계 운용사들의 성과가 두드러지고 있다. 올 들어서는 물론 2, 3년 수익률도 국내 토종 운용사보다 월등하다.
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00억원 이상 운용사 중에서 연초 이후 지난달 말까지 교보악사자산운용과 피델리티자산운용의 국내주식형펀드 수익률이 11.52%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자산운용이 11.47%로 토종 운용사로는 유일하게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으며, JP모간자산운용(11.34%)과 SEI에셋자산운용(8.93%), PCA자산운용(8.51%), 하나UBS자산운용(7.0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국내주식형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3.64%다.
중장기 성과는 토종운용사와 외국계의 성과 격차가 더 극심하다.
최근 1년 수익률 기준으로는 JP자산운용의 펀드들이 평균 67.54%로 국내주식형펀드 평균 28.49%를 크게 웃돌았으며, 교보악사자산운용도 48.45%를 기록했다.
성과는 운용전략에서 갈렸다.
국내자산운용사들이 랩상품 붐이 일기 시작한 지난해 말 이후 소수 종목에 투자하는 압축 펀드를 내놨다. 반면 좋을 성과를 냈던 외국계 운용사들은 2~3년 전에 압축형 펀드를 출시했거나 주도섹터에 집중 투자하는 전략으로 운용해왔다.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펀드’는 대형주 30여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로 4년 전인 지난 2007년 6월에 설정됐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의 ‘교보악사위대한성장주펀드’ 역시 지난 2007년에 설정됐다. 저평가된 주식보다는 성장주에 초점을 맞춘다.
향후 장세 전망은 긍정적이다. 국내 증시 조정이 예상보다 빨리 왔지만 기업 실적을 감안하면 재상승 국면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주도주는 기존 차ㆍ화ㆍ정(자동차, 화학, 정유) 외에 건설과 조선업종까지 확산될 것으로 예상했다.
심홍섭 교보악사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세를 보면 하반기부터는 재상승 국면이 올 것으로 보고 대응하고 있다. 그동안 대안으로 거론됐던 IT 업종보다는 해외에서 수주 소식이 들려오고 있는 건설과 조선 등이 주도주 대열에 동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소형주에 대해서는 “랩어카운트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수급 측면에서 중소형주가 소외될 수밖에 없었으며, 앞으로도 소형주보다는 시가총액 일정 규모 이상의 중형주가 유망하다”고 덧붙였다.
<안상미 기자 @hugahn>hu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