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본부세관(세관장 서윤원)은 중국에서 마약성분이 포함된 낙태약 330명 분량, 시가 1억원 상당을 밀수해 인터넷 등에서 판매한 일당을 적발해 중국인 왕모(25, 여)씨를 관세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세관에 따르면 왕씨는 지난달 2일 중국에서 국제우편물로 보낸 안마기 속에 100명 분의 낙태약 몰래들여와 인터넷을 통해 국내에서 판매하려다 적발됐다. 세관은 국제우편물 속에 숨겨진 낙태약을 찾아내 배달처까지 뒤따라 추적하는 치밀한 수사 끝에 왕씨를 검거했으며 압수수색을 통해 침대 속에 숨겨져 있던 낙태약을 추가로 찾아내 전량 압수했다.
세관은 왕씨 외에 중국에 있는 공급책 서모씨를 파악, 중국 당국과 체포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왕씨 외에도 서씨와 거래한 판매책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 블로그에 임신과 관련된 글을 올린 사람들에게 무작위로 광고메일을 보낸 뒤 주문이 오면 중국에서 공급책이 보낸 약을 보관하다 판매책이 구매자에게 우편발송해주는 등 역할을 분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왕씨 등은 또 수사기관 추적을 피하기 위해 대포폰을 사용하고 우편물 수취인명에도 가상의 이름을 사용했을 뿐 아니라 우편물 수령 약속장소를 옮기며 경계를 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성분 분석 결과 이번에 적발된 낙태약에서는 마약류인 덱스트로메트로판이 검출됐고 의학적 전문지식이 없는 피의자들이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약품을 임의로 조제,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피의자들이 판매한 낙태약을 복용한 임산부가 출혈이 멈추지 않고 심한 복통으로 병원에서 수술을 받는 등 부작용이 심각했다고 세관은 전했다
<윤정희 기자 @cgnhee>cgn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