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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권가, 시장과 엇박자 한은에 성토…‘경제 망친다’ 지적까지도
여의도 채권가에 한국은행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준금리 결정을 종잡기 어렵다보니 금리결정 당일 혼란을 물론이고, 장기 채권운용전략을 수립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시장과 엇박자로 가고 있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결정이 경제 펀더멘털을 망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10일 한은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전격적으로 금리를 올린 데 대해서는 비판적인 평가가 지배적이다. 5월에는 인상을 예상했는데 동결하더니, 6월에는 동결을 예상했는데 인상하는 등 엇박자 행보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부담을 느끼고 있는 국면에서 예상을 벗어난 기준금리 인상이다”라고 평가했다. 주이환 유진증권 연구원은 “6월말로 예정된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의 영향을 확인하고, 일본 부품조달 차질에 따른 파급효과도 추가로 확인하기 위해서는 6월보다는 7월 인상이 유력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고물가가 아직 부담이나 주로 원자재가격 상승과 같은 대외변수 때문이어서 국내 금리정책으로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재호 키움증권 연구원은 “9일 기획재정부 그린북의 ‘물가안정기반 강화’가 결국 10일 금리인상을 정확히 예측한 셈이 됐다. 10일 한은 총재의 코멘트에 다시 집중한다면 7월 금통위 전망이 또 어긋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금통위의 방향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지적뿐 아니라 금리결정 내용 자체에 대한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이미 물가는 오를데로 올랐고, 이제는 경기가 문제인데 뒤늦게 물가잡기에 나서면서 인플레 완화효과보다는 경기훼손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논리다.

익명을 요구한 채권 매니저는 “이렇게 금리정책을 펼치다가는 경제를 망칠 수 있다. 수요 인플레 얘기는 이미 지났다. 작년 말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렸어야 했다. 다들 경기를 불안해하고 있는데 지금 금리를 올리는 게 맞는 것인지 의문이다. 핵심물가지표(Core CPI)가 올라갈 때 인플레 우려가 커지는 것이지, 지금은 거의 끝나는 국면이다. 금통위가 열리는 상황에서 기재부 장관이 물가대책 회의를 여는 것도 아이러니하다”고 꼬집었다.

이정범 한국증권 연구원은 “국제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근원소비자물가가 일부 상승한 것을 통화적 현상으로 보기 어려우며, 이를 통화정책으로 대응했을 때 효과도 제한적이다. 하반기부터 경기가 둔화되고 물가가 점차 하향안정화되면 인플레 기대심리도 완화될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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