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계에 ‘메가뱅크’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망하게 내버려 둘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큰 소위 ‘대마불사(大馬不死)’ 금융회사는 없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더글러스 게일 프린스턴대 교수는 23일 한국금융연구원 주최로 열린 ‘규제금융과 금융의 미래’ 국제 컨퍼런스에 참석해 “금융위기 이후 구제과정에서 발생한 도덕적 해이에대한 분석의 교훈은 상호연결되고 복잡한 대마불사 금융회사들이 없어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게일 교수는 “금융규제의 목적은 투명하고, 효율적이며, 창의적인 금융시스템의 성장과 안정에 둬야 한다”며 “최근 자본요건을 강화하고 유동성을 규제하며 자기자본거래를 제한하는 등 다양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지만, 금융분야의 구조 자체를 개혁하고자 하는 시도는 아직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게일 교수는 “상업은행과 투자은행 간 분리 요구는 묵살되고, 대마불사에 해당하는 대형금융기관들을 분할하기는 커녕 입법을 통해 오히려 이들의 존재를 공식 인정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마불사의 대형 금융회사를 없애고 작고 특화된 은행들로 구성된 병렬은행시스템을 재생시켜야 한다”며 “그렇지 못하면 이후 또다시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남현 기자@airinsa> airins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