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반발해 사의를 표명했던 홍만표(52)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검사장)이 건강악화로 수술을 받게 됐다.
1일 대검 관계자에 따르면 홍 검사장은 안구 안쪽으로 혈관이 파열돼 내출혈이 생겼으며 안면부 신경혈관계에도 출혈과 함께 마비증세가 나타나 이날 서울시내 모병원에서 유출된 혈액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는다.
홍 검사장은 지난달 29일 법사위에서 수사지휘에 관한 구체적 내용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는 내용이 통과된 뒤 “이제 떠나야 할 때가 된 것 같다”는 글을 내부 전산망에 올리며 사의를 표명했다. 홍 검사장은 이날 곧바로 병원에 입원, 수술일정을 잡았으며 김준규 검찰총장의 만류로 오는 6일까지 휴가 처리된 상태다.
홍 검사장은 중수부 폐지, 수사권 조정 등 사법개혁안을 놓고 정치권과 검찰, 경찰이 대립하던 지난 4월부터 건강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검찰 측 협상 대표자로서 막중한 현안이 있는 업무를 내려놓지 못해 최근까지 주말에도 12시간 이상 근무하며 강행군을 이어가다 상태가 급속히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 검사장은 지난해 7월 대검 기조부장에 임명된 뒤 사법개혁과 관련한 검찰의 대응논리를 만드는 ‘브레인’ 역할을 했으며, 최근 검·경 수사권 조정 협상에 직접 참여해 검찰측 협상팀을 이끌었다.
강원 삼척 출신으로 대일고, 성균관대를 졸업한 그는 서울지검 특수부, 대검 중수부 검찰연구관, 대검 중수2과장을 거치면서 ‘특수통’ 검사로 명성을 날렸다.
전직 대통령 비자금 사건, YS 차남 김현철씨 사건 등 대형수사에 참여했고, 2009년 대검 수사기획관으로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담당하기도 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