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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외교엔 스포츠스타가 제격’ 연아 문대성 강광배 등 활약, 과거 정치인 입김 못지않게 인지도높은 선수들 효과만점
‘꿩잡는 게 매.’

스포츠외교엔 스포츠스타들이 제격이었다. 강원도 평창이 2018 동계올림픽 유치전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할 수 있었던데는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정치권의 거국적인 지원, 기업인 유치위 관계자들의 재정적인 후원과 네트워크 가동, 평창주민들의 뜨거운 개최지지 열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이번 유치전에서는 유독 스포츠스타들의 활약상이 눈에 띄었다.

‘피겨여왕’ 김연아가 사실상 한국 유치단의 간판스타로 나서서 IOC위원들의 부동표를 많이 끌어왔으며, 태권도 금메달리스트출신 문대성 IOC위원은 각국의 선수출신 IOC위원들을 맨투맨으로 접촉하며 한국 지지를 호소했다. 한국 동계스포츠의 산증인인 강광배 국제 봅슬레이-스켈레톤 루지연맹 부회장과, 평창의 첫 도전부터 함께 쇼트트랙스타 전이경 김소희도 마찬가지다. 밴쿠버올림픽에서 깜짝 금메달을 따낸 모태범 이승훈 이상화 등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도 ‘한국 동계스포츠 성장의 산증인’으로 유치전쟁터를 누볐다.

이렇게 스포츠스타들이 유치전에서 커다란 역할을 했던 것은 과거에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과거에는 이들의 몫을 스포츠 외교전문가가 해왔다.

81년 바덴바덴에서 서울올림픽 유치권을 따올 때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과 김운용 IOC위원 등 ‘기업+스포츠 외교전문가’ 콤비가 활약했다. 부정적인 면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스포츠 외교전문가의 필요성은 항상 제기되어왔던 한국 스포츠계의 숙제였다. 이런 저런 이유로 김 전 IOC위원이 일선에서 물러난 뒤 국제 스포츠계의 ‘이너서클’을 움직일 카드가 없었기 때문이다.

수십년간 ‘유일무이한 한국스포츠의 대통령’을 김 위원이 장기집권하다보니 후계자나 관련 인재를 키울 필요를 못느꼈고 결국 그 후폭풍을 맞아왔다. 스포츠 외교전문가라면 정부나 관료의 경직된 가치관에서 자유롭고, 스포츠 전반의 매커니즘을 잘 이해하고, 자금력을 갖춘 기업들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국제 스포츠계의 유력인사들과의 교류가 많아야함은 물론이다.

따라서 국제적으로 지명도를 갖춘 스포츠스타들은 상당부분 그런 가능성을 갖고 있는 재원들인 셈이다. 은퇴한 스타들이나 은퇴를 앞둔 스타들 중 스포츠외교나 행정 쪽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인재들을 양성하는 방안을 고려할 만하다. 국제기구에 파견해 역량을 강화시키고, 외국어능력을 키우고, 정치나 외교 등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도움을 준다면 충분히 한국스포츠에 힘을 보태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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