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술센터의 주관 아래 갤러리이즈(관장 한수정) 전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축제는 국내 최대 규모의 소품 미술제란 점에서 화제다. 오는 8월 2일까지 계속될 이 미술제는 한국 현대미술을 이끄는 원로ㆍ중견ㆍ신예 200명의 작품 500점이 갤러리이즈 4개층을 가득 채워, 각기 다른 작품세계를 한자리에서 음미하며 작품을 선택하기에 제격이다.
특히 권옥연, 오승우, 이종상 등 예술원 회원과 송영방, 김구림, 황영성, 이두식, 구자승, 한운성, 김태호, 오용길, 주태석, 김춘옥, 김선두, 황주리, 김보희, 이희중, 김재학, 정종미, 이종구, 반미령, 이이남 등 쟁쟁한 작가들의 근작과 신작이 다수 포함된 것도 컬렉터들의 발길을 불러모으게 한 요인이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작품값이 100만~300만원으로 비교적 저렴한 것이 성황의 요체다.
인사동 갤러리이즈.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
특별전을 기획한 이일영 관장은 “비록 소품이긴 하나 유명 작가의 신작을 대거 접할 수 있어 반응이 매우 좋다”며 “작가들에게 추가 작품을 부탁했고, 전시 기간도 늘리고 싶지만 물량이 달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개막하자마자100점이 경합 끝에 팔리는 등 호응이 무척 뜨거운데, 거실이나 사무실에 걸기 좋은, ‘똑 떨어지는 작품’이 역시 인기”라고 덧붙였다.
이 관장은 "작은 그림은 좁은 공간일지라도 그 효율성을 최대한 살려 예술적 가치를 전해준다"며 "소품이라고 해도 완성도가 높은 것을 고를 경우 투자가치도 높다"고 밝혔다. 즉 작은 그림은 다양한 공간연출이 가능하고, 작품이동이 자유로운 데다 소장과 보관이 편리해 여러모로 유리하다는 것. 또 가격 부담이 적은 것이 최고의 매력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관장은 단순히 ‘저렴한 값’에 촛점을 맞춰 작품을 구입할 경우 완성도가 떨어지는 작품을 살 여지도 있다고 우려했다. 질이 떨어지는 미술품은 즐기기엔 무리가 없을지 몰라도, 투자로선 별 가치가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인사동 갤러리이즈.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
따라서 미술품을 처음 구매하는 초보자는 뚜렷한 방향성과 수준을 갖춘 기획전시에서 작품을 선택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검증된 작가들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되, 수작을 골라야 안정적인 미술품 투자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증권맨 출신으로 미술이 좋아 15년 전 미술의 거리로 터전을 옮겨 각종 기획전과 ‘부채 회화’, ‘아트스카프’ 등 미술관련 아이템을 잇따라 선보여왔던 이 관장은 "경제학자 케인즈가 ’많은 사람에게 아름답게 보이는 주식을 사라’며 ’미인투표론 투자기법’을 설파했듯 초보 컬렉터도 보다 많은 대중이 매력적으로 여기는 작품을 살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02)2003-8392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