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금융 시장이 불안한 가운데 우리금융 인수전에 뛰어든 사모펀드들은 “그래도 전진”고 선언했다.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일부의 우려와는 달리 17일 예비입찰제안서 제출 마감을 앞둔 사모펀드들은 계획대로 인수절차를 진행할 것임을 밝혔다.
11일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MBK-새마을금고 컨소시엄으로 성실하게 준비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고 티스톤 관계자는 “해외 투자자들과 투자 논의가 상당 부분 진척이 된 상황”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보고펀드의 변양호 대표는 “아무 것도 얘기할 것이 없다”고만 말했다.
그러나 사모펀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과 금융산업발전이라는 매각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은 둘째치고라도 지분 매입규모와 그에 따른 자금조달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유력한 대형 국내 투자사로 거론됐던 국민연금 등 연기금들이 참여를 꺼리는 상황에서 사모펀드들은 지방은행, 기관투자자 등을 끌어들이기에 안간힘을 써왔다. 그들이 투자를 결정한다해도 출자 비중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나머지 부분은 해외자본으로 채울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시장은 당분간 불안을 안고 갈 것으로 전망되고 해외자본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의 심사도 더 까다로울 것으로 예상된다.
더군다나 이번 예비입찰제안서엔 사실상 본입찰에 못지 않은 배당, 예상보유기간 등을 담은 경영계획까지 제시해야 한다. 사모펀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감안해 금융당국은 예비입찰 단계에서부터 타당성 검증을 충분히 해 매각 작업 지속 여부를 결정하려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모펀드들이 제시하는 인수가격이나 자금조달 계획뿐 아니라 중장기적인 경영계획이 예비입찰 통과를 결정하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이 대외행보와 함께 조직 재정비에 나서 주목된다. 우리금융은 법인 중심의 수직구조의 조직을 사업별로 묶는 매트릭스 시스템 도입을 준비하고 다음달엔 금융위원회에 카드부문 분사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민영화 이슈에만 매달려 있을 것이 아니라 내부적으로 조직을 재정비하고 경쟁력을 갖춰나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정현 기자 @donttouchme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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