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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 고단한데…막걸리회사나 협박하자”
군대 선ㆍ후배사이로 함께 음식물 처리업체를 운영하던 A(35)씨와 B(47)씨는 사업이 망한뒤 함께 막걸리를 기울이며 신세 한탄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이들은 식탁위에 있던 막걸리 병을 보고 “이렇게 많이 파니 회사는 돈이 많을 것이다. 여기 돈을 빌려달라고 해보자”고 농담을 시작했다.

그러나 농담으로 시작했던 이들의 대화는 결국 범행으로 이어졌다. “막걸리병에 제초제를 넣은 후 회사에 가서 협박하면 돈을 주지 않겠냐”던 말은 “범행 후 안 잡히려면 대포통장, 대포폰도 구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계획으로 확대됐다.

결국 이들은 지난 22일 실제로 슈퍼마켓에서 막걸리를 사 옷핀으로 구멍을 뚫은 후 제초제를 넣었다. 실리콘과 강력본드로 구멍을 막은 후 A씨는 오후 3시께 C막걸리사를 찾아 사장과의 면담을 요청하다 사원인 D(29)씨를 만났다. 그는 “막걸리에 제초제를 넣었다. 만약 1억2000만원을 주지 않으면 이런 식으로 만든 막걸리를 대형마트 등에 뿌리고 언론사에도 제보해 회사에 타격을 주겠다”며 준비한 막걸리병과 협박편지를 건내주고 달아났다.

이들은 회사방문 30분 후부터 공중전화 등을 통해 협박전화와 협박문자를 계속하며 돈을 준비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의 협박에 지친 회사는 오후 5시40분께 서울 마포경찰서에 이들를 신고했다.


경찰은 회사에 돈을 준비한 척 하며 이들을 유인하라고 조언했다. 달라는 대로 돈을 주겠다고 하면 피의자들이 의심할 수 있으니 협상하는 척 하며 금액을 깍아보라는 조언도 함께 했다. 이에 걸려든 범인들은 협상을 하기 위해 마포구 주변 공중전화를 배회하다 잠복해 있던 경찰들에 덜미가 잡히고 말았다.

마포경찰서는 23일 업체를 협박해 금품을 뜯어내려 한 혐의(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 특별법상 공동공갈미수)로 A씨와 B씨를 체포하고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잡힌 이들은 “빚을 많이 져서 돈이 필요해서 그만 잘못을 저지르게 됐다”며 “업체와 경찰, 그리고 잘못됐을 경우 억울한 피해를 당할 수 있었던 국민들에게 죄송한 마음뿐이다”며 고개를 떨궜다.

<김재현ㆍ박병국 기자 @madpen100>
/ 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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