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범위에 대한 민심은 세대와 지역에서 갈렸다. 전면적 무상급식과 단계적 무상급식을 놓고 투표 초반 서울 민심은 강남 vs.강북, 중ㆍ장년층 vs. 젊은층으로 나뉘어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강남 3구’, ‘중장년층’은 ‘열기’ ‘강북’ ‘청년층’은 ‘썰렁’=오전 10시 현재 투표율 9.2%. 이중 강남구(13.2%) 서초구(12.2%), 송파구(11.1%) 등 강남 3구가 10%가 넘는 높은 투표율을 보인 반면 성북(7.8%) 강북(7.9%)등 강북 지역은 평균에도 미치지 않는 저조한 투표율을 보였다. 세대별로도 뚜렷한 차이를 보여 아침 일찍 투표소를 찾은 투표자 대부분은 중ㆍ장년층이었다. 젊은층 투표자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다.
서울 대표 부촌인 강남구 도곡1동 투표소에는 일찍부터 투표하러 나온 주민들로 분주했다. 주로 중장년층으로 20여명의 투표소 앞에서 자신의 투표순서를 기다렸다. 대부분 중장년층으로 지팡이 진 백발의 70대 할아버지부터 급하게 나오느라 물 한잔도 못마셨다는 60대 할머니까지 이들은 “온 순서대로 줄 서요”라며 신경전을 벌일 정도로 투표에 대한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같은 시간 강북 지역 투표소는 한산했다. 서울 종로구 혜화동 자치회관에 마련된 혜화동 제2투표소는 오전 6~ 8시까지 투표하는 유권자 대부분 60~70대 노인이 주를 이뤘다. 인원도 많지 않아 오는 즉시 바로 투표를 마칠 정도. 수유초등학교에 마련된 수유1동 제 5투표소에는 오전 7~8시 사이 투표자는 1~2명에 불과해 다소 썰렁한 모습을 보였다. 박성길(58)씨는 “투표하러 온 사람들이 너무 적은 것 같다”면서 “이러면 곤란한데…걱정이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나라 망하게 놔둘수 없어 투표하러 왔다” VS.“애들 밥좀 먹이자는데… 싸우는거 보기 싫어… 투표 안한다”=이번 선거의 의사표명 방법이 두가지 안에 대한 선택보다 투표에 대한 참여 여부로 결정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참여 여부만으로도 유권자들의 의견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참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국민의 권리 행사의 중요성과 복지포퓰리즘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뤘다. 투표시작 시간에 맞춰 투표소를 찾은 우종문(60ㆍ자영업)씨는 “투표는 당연한 국민의 의무이자 권리”라면서 “경제적 능력이 있는 애들까지 무상급식하는 건 옳지 않다. 저소득층 아이들에게만 무상급식을 실시해도 위화감을 조성하지 않을 수 있는 조치를 고안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 박모(66)씨는 “무상급식은 국민들의 표만 얻으려는 포퓰리즘 행태”라며 “꼭 투표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한시간 일찍 일어나 나왔다”고 말했고 김모(35ㆍ회사원)씨는 “왜 우리 세금으로 부잣집 잘 사는 애들까지 밥 먹여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그 돈이면 정말 필요한 곳에 복지비용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투표거부 의사를 밝힌 사람들도 이유는 다양했다. 회사원 김성원(35)씨는 “무상급식으로 거덜날 나라살림이라면 수십조원에 이르는 토목공사는 벌써 거덜났어야 한다”면서 “배고픈 아이들 제때 밥 먹을수 있게 하는게 진짜 복지 아니냐 ”고 반문했다.
회사원 이모(32ㆍ회사원)씨도 “투표는 안 할 생각”이라며 “이번 투표는 아이들에게 무상급식을 주냐 마냐를 위한 투표가 아니라 이념 투표처럼 돼버렸다. 그런 일에 내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다섯살 난 딸을 둔 주부 송모(35ㆍ여)도 “처음엔 우리 아이도 학교를 갈테니 투표를 할까도 생각했지만 양쪽에서 싸우는 꼴이 보기 싫어 관심을 끊었다”고 했다. 또 대학생 박모(25ㆍ여)씨는 “무상급식에 대해 관심도 없고 꼭 필요한 투표라고 생각도 안든다”면서 “친구들 대부분 투표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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