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의 고즈넉함과 잘 어울릴듯한 불교모임이 서울 한복판의 클럽에서 열려 화제다.
오는 27일 저녁 7시 서울 이태원의 ‘클럽지니’는 젊은 불자들이 접수한다. 조계종 불교여성개발원의 20-30대 불교 신자 모임인 ‘영108’이 이날 클럽을 통째로 빌려 ‘제1회 BIP 옴 파티’를 여는 것.
‘BIP’는 ‘Buddhist Identity Party’의 약자며, ‘옴’은 산스크리트어로 ‘오다’ ‘우주의 첫소리’ ‘뜻대로 이루어지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조재연 영108 회장은 25일 “불교가 낡고 진부하다는 이미지 때문에 그동안 젊은 사람들이 불교에 다가가기 힘들었다”면서 젊은 불자들이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클럽 파티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부처님 말씀에 집중하는 것은 어디에서든지 가능하다”면서 “(장소에 상관없이) 부처님의 말씀을 같이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파티 진행 방식도 여느 파티와는 다르다. 우선 음악은 일반 레이브 음악 대신 불교 음악에 일렉트릭, 비트 등을 가미한 음악으로 분위기를 띄울 예정이다. 또한 파티 시작에 앞서 일반 법회 등 불교 행사들처럼 반야심경과 삼귀의를 봉독하는 것으로 파티를 시작한다. 조계종 포교원장 혜총 스님, 김애주 불교여성개발원 원장도 이날 파티에 참석할 예정이다.
하지만 파티의 분위기를 띄워줄 게스트 역시 빵빵하다. 힙합 가수 MC스나이퍼, MC BK, 미스터 룸나인이 출연해 콘서트를 열고, 불자들만의 댄스 타임 등 다양한 행사도 마련돼 있다.
영108은 이날 참석자들의 반응을 참고해 내년 부처님오신날 전날에 ‘부처님오신날 이브 옴 파티’를 열 예정이며, 불교뿐만 아니라 이웃 종교의 젊은이들이 어우러져 즐길 수 있는 파티도 열 계획이다.
파티를 기획한 영108 기획팀장이자 창작 무용단 ‘관 무용단’ 단장인 이영빈 씨는 “클럽 파티는 불교계에 한 번도 없었던 새로운 시도여서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불교 신자들이 ‘젊은 문화’에 목말라 있어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씨는 “나이 지긋한 분들이 절에 가서 염불 외우고 절하는 사이 정작 젊은이들은 공간을 잃었다”면서 “이번에 클럽 파티를 기획한 것도 젊은 불자들이 서로에게다가갈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영108은 올 2월 창립된 젊은 불자들의 모임으로, 현재 대학생, 직장인 등 120여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창립대회 때 반야심경 랩을 선보이는 등 불교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윤정식 기자@happys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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