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학 전공 패밀리’의 최고 선배는 아버지 이무근(60) 씨. 이씨는 2007년 8월 건국대 행정대학원에서 사회복지전공 석사학위를 받았다. 아내 강순애 씨(60)도 2005년 9월 입학해 남편과 함께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뒤, 지금은 복지정책 전공의 행정학 박사과정 논문을 마무리하는데 한창이다.
지난 22일 후기 학위수여식에서는 이씨의 딸 정현(31)씨와 아들 용환(26)씨도 행정대학원 석사 학위를 받았다.
강씨는 “봉사활동을 계기로 전문대에 입학해 사회복지사 자격을 취득했어요. 노인 복지나 사회 복지를 잘 아는 것이 앞으로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어 남편에게도 사회복지학 석사 공부를 권하고 저 역시 이듬해에 같은 대학원에 입학했어요.”라고 말했다.
한 가족이 동일 전공으로 같은 대학원에 다니게 된 데는 강씨의 권유와 설득이 컸다. 강 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주부로 지내다 봉사활동을 보다 전문적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에 전문대에 입학해 사회복지사 자격을 취득했다. 앞으로 노인 복지가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회사에 다니던 남편에게 사회복지학 석사 공부를 하도록 권유했다. 부부가 대학원을 마친 후에는 두 자녀에게도 대학원 사회복지학 전공을 권유했다.
원서로 된 두꺼운 책을 소화해야 하는 일이 늦깎이 박사 과정에 있는 강씨에게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다. 그럴 때 마다 이씨와 두 자녀가 정신적으로 큰 의지가 되면서 온 가족이 교학상장하면서 학구열을 불태웠다.
여성들의 육아와 일자리에 관심이 많은 정현씨는 “어머니가 박사과정에 있으셔서 수업이나 시험과 관련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원서로 된 두꺼운 책을 밤새 읽으며 공부하는 모습을 볼 땐 저도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죠.”라고 말했다.
이씨는 “아내와 캠퍼스 커플로 함께 대학원을 다니면서 젊은 시절 낭만을 다시 느꼈다”며 “시험 기간에는 서로 도와가며 공부하고, 가끔 MT를 가서 친절한 여학우들을 질투하는 아내를 보면 연애하던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고 말했다.
노숙인 쉼터를 찾아 노래 공연을 하는 등 봉사활동을 같이 하고 있는 이씨 가족은 이후에 가족들이 함께 사회복지시설을 경영하는 꿈도 갖고 있다. 강씨는 “함께 공부하는 것이 이렇게까지 힘이 되고 즐거울 줄은 몰랐어요. 군에 있는 막내 아들까지 다섯 식구가 힘을 모아 복지관을 운영하게 된다면 정말 하루하루가 신나고 행복할 것 같아요.”라고 꿈에 부풀어 있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