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제주 해군기지 건설사업을 두고 충돌 중인 서귀포시 강정마을 사태와 관련해 관할 서장을 전격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25일 경찰청에 따르면 조현오 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간부회의에서 하루 전 발생한 강정마을 주민과 시민운동가들의 업무 방해 사건과 관련해 서귀포경찰서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송양화 서귀포 서장을 교체했다.
이에 따라 강호준 제주지방경찰청 청문감사관이 26일부터 서귀포경찰서장으로 임명되며 송양화 전 서장은 제주지방경찰청 청문감사관직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조 청장은 서귀포서가 24일 강정마을회 강동균(54) 회장을 비롯한 마을 주민과 시민운동가 등 5명을 연행하는 과정에서 공권력이 약 7시간 동안 사실상 무력화 상태에 있었던 데 대해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르면 24일 오후 2시께 해군 측이 공사현장에서 대형크레인의 캐터필러를 연결하는 등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강 회장 등 5명이 업무를 방해하자 서귀포 경찰은 이들을 연행하려 했지만 주민 200여명이 강 회장 등이 탄 경찰차를 승용차 등으로 에워싸고 바리케이드를 치며 7시간가량 대치했다.
조 청장은 특히 서귀포서가 대치 상황에서 시위대와 협상을 하고 이 과정에서 연행자 모두를 이날 안에 석방한다는 조건을 제시한 데 대해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고위관계자는 “서귀포서장이 교체된 것은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진 경질성 인사로 보는게 맞다 ”고 설명했다.
<김재현 기자 @madpen100> madp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