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필리핀 등 진출 활발
현대건설 올들어서만 38억 달러
삼성건설도 토목공사 잇단 수주
쌍용·한화 등도 대형공사 따내
연초부터 불어닥친 민주화 사태 여파로 어수선한 중동 해외건설시장을 대체해 우리 건설업체들이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수주다변화를 위한 신흥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와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시장의 경우 우리 건설업체들의 높은 기술력과 ‘한류 바람’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최근들어 잇달아 수주 낭보가 전해지는 등 ‘수출 효자’ 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30일 현대건설은 베트남 전력청이 발주한 14억6200만 달러 규모(약 1조5856억원)의 초대형 발전소 공사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현대건설이 수주한 공사는 베트남 수도인 하노이 북동쪽 250km 지점에 위치한 꽝닌주 몽즈엉 지역에 친환경 순환유동층 보일러를 이용한 1000MW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공사로, 총 공사기간은 46개월(2015년 8월 완공)이다.
이 공사는 베트남 지역의 만성적인 전력 수급난을 해결하기 위해 베트남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국책사업으로, 아시아개발은행(ADB)이 공사비의 대부분을 융자 형태로 지원하는 양질의 공사다.
현대건설은 지난 1966년 베트남 항만 준설공사를 시작으로 베트남에 진출한 이래 팔라이 석탄화력발전소 공사 등 15건의 공사를 완공했으며, 현재도 하노이 JW 메리어트 호텔 공사 등 2건의 공사를 진행 중이다. 현대건설은 이번 공사 수주를 통해 베트남 지역에서의 우수한 공사 수행능력과 기술력 등을 다시 한 번 인정받게 됐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연초 중동사태에도 불구, 지난 1월 방글라데시 복합화력발전 공사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38억 달러가 넘는 해외수주고를 기록 중”이라며 “특히 8월들어 싱가포르와 베트남 등 수주시장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며 올해 해외수주 목표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29일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총 4억 달러 규모의 토목공사 2건을 동시에 수주했다. 삼성건설은 싱가포르 육상교통국이 발주한 지하철 도심선 3단계 공사 중 한 구간을 총 2억1200만달러에 단독수주한 데 이어, 대만 최대 그룹인 포모사그룹의 베트남 철강 계열사인 포모사 하틴 스틸이 발주한 총 2억 300만달러 규모의 항만공사를 수주했다.
사진은 최근 우리 건설업체들이 속속 수주 낭보를 전해오고 있는 베트남에서 현대건설이 수주한 1조5800억원 규모의 베트남 몽즈엉 석탄화력발전소와 유사한 기종의 평택화력발전소 현장 전경. |
한류바람을 타고 신흥시장 재입성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쌍용건설은 11년 만에 베트남에서 4730만 달러(511억 원) 규모의 해안도로 공사를 단독 수주했다. 베트남 교통부가 한국수출입은행의 대외경제협력기금을 재원으로 발주한 이 공사는 총 13개 업체가 경합을 벌인 끝에, 기술력과 금액의 적정성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쌍용건설이 최종 수주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최근 두달새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2건, 총 3000 억원 규모의 호텔형 아파트 공사를 수주하기도 했다.
올들어 활발한 수주 활동을 벌이고 있는 한화건설도 최근 필리핀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돔 공연장 건설 공사를 따냈다. 총 1억7500만 달러 규모의 이번 공사는 연면적 7만4000㎡에 5만여 석의 공연장을 짓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지붕 면적만 3만5948㎡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크며, 1만5000석을 갖춘 국내 올림픽체조경기장의 3배가 넘는 규모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들이 올해 동남아국가연합(ASEAN)에서 계약한 공사는 모두 130건, 61억8544만달러로 작년동기대비 125% 증가했다”며“ 리비아 사태 등의 여파로 중동과 북아프리카는 물론, 중앙아시아 등 도처에서 우리건설업체들이 해외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올들어 총 수주액이 증가한 지역은 동남아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강주남ㆍ정순식 기자/ namk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