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카드사의 리볼빙(사용액 일부를 결제하고 나머지는 나눠 갚는 방식) 서비스 금리 인하를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카드사들의 리볼빙 최고 금리는 3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연체없이 상환을 미룰수 있다는 데 현혹돼 무턱대고 리볼빙 서비스를 사용하면 안된다고 조언하고 있다.
31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주요 카드사들의 리볼빙 현금서비스(대출성) 수수료율은 신용도에따라 최저 6.5%에서 최고 28.8%를 기록했다. 현금서비스 및 카드론 수수료율과 큰 차이가 없다. KB국민카드의 수수료율이 7.9~28.8%로 가장 높았고 롯데카드가 7.9~28.19%, 삼성카드 7.9~28.5%, 신한카드 7.34~28.64%로 최고 수수료율이 28%를 넘었다. 하나SK카드와 현대카드는 다소 낮아 각각 6.9~27.90%, 6.5~27.5% 였다.
현재 대부분의 카드사들은 현금서비스와 신용판매의 리볼빙 모두 동일한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 당국이 신용판매 리볼빙금리가 더 낮아야 한다고 주문함에 따라 카드사들의 하향 조치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현금서비스 리볼빙 금리보다 1%포인트 가량 낮추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국내 카드사들의 경우 전체 카드수익 중 리볼빙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5% 내외에 불과한데다 이용회원도 많지않아 실적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미국 등에서는 리볼빙 사용이 이미 보편화 돼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소비자들이 개념조차 잘 모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결제 자금이 부족할 때 연체 없이 상환을 늦출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최근 리볼빙 서비스 이용자들은 점차 늘고 있다. 신용카드 리볼빙 잔액은 지난해 말 5조5000억 원으로 2009년 말 5조1000억 원보다 7.8% 증가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결제할 자금이 있는데도 습관적으로 리볼빙을 이용해 대금 결제를 미루다 보면 최고 30%에 가까운 수수료를 물게되니 유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따라서 리볼빙 서비스를 사용할 경우 먼저 상환능력 범위 안에서 이용하고 가능한 한 리볼빙 금액을 줄여야 한다. 리볼빙을 이용하면 당장의 상환 부담은 줄지만 나중에 갚아야 할 금액이 늘어나므로 결제 자금이 부족하지 않다면 불필요하게 리볼빙하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결제자금이 생기면 결제일 이전이라도 리볼빙으로 넘긴 금액을 선결제해야 수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남현 기자/ @airinsa> airins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