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소비자물가가 5.3% 급등하며 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지수만도 4.0% 상승하는 등 인플레 비상이 걸렸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3% 올라 지난 2008년 8월의 5.6%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월대비로도 0.9% 상승했다. ▶관련기사 3,4면
서민생활과 밀접한 ‘장바구니 물가’가 크게 뛰면서 전체 물가상승을 이끌었다. 식료품 등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2% 올랐다. 특히 생선·채소류·과실류 등으로 이뤄진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8%, 전월 대비로도 9.9% 급등하면서 물가의 비상벨 버튼을 눌렀다.
부분별로는 농산물 15.6%, 축산물 9.2%, 수산물 10.3% 등 고르게 올랐고 전체 농수산물로는 13.3% 상승했다. 공업제품은 석유류가 15.2% 급등했고, 가공식품 8.0%, 내구재 7.1% 오르면서 전체적으로 7.1%의 상승률을 보였다. 서비스부문은 전년동월대비 3.1% 올랐다.
농수산물 분야 세부품목별로는 고춧가루(40.3%), 고구마(34.5%), 달걀(30.2%), 배추(32.2%), 돼지고기(27.9%), 쌀(12.5%) 등이 상승폭이 컸다. 할당관세를 실시한 바나나(-10.5%)와 파(-14.1%), 국산쇠고기(-14.6%) 정도만 가격이 하락했다.
공업제품 분야에서는 금과 기름이 부담이 됐다. 금반지가 가장 높은 29.1% 상승했으며 석유류는 경유(15.8%), 등유(24.3%), 휘발유(13.4%) 자동차용 LPG(15.0%) 등 전부분이 두자리수 상승세를 보였다.
상반기 내내 이어지고 있는 물가 부담이 서비스로 전이되면서 개인ㆍ공공서비스 분야의 물가 상승도 이어졌다. 개인서비스 중 외식 삼겹살(17.9%), 외식 돼지갈비(16.6%), 미용료(7.9%) 등이 상당한 상승폭을 기록했다.
계절적 요인을 제외한 근원물가(농산물, 석유류 제외)도 4.0%로 2009년 4월 이후 2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 정부 물가관리가 성공적이지 못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따라 연간 물가상승률 목표치(4.0%) 달성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정부는 지난 6월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며 지난해 말 세웠던 올해 물가 상승률 목표치를 3%대에서 4.0%로 수정한 바 있다.
홍승완 기자/sw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