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前시장 순대국 즐겨
이틀간 점심저녁 내리먹기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보고 싶다면 종로 5가 광장시장에 가면 된다. 운이 좋다면 아니 오 전 시장이 전셋집을 구했다면 오늘 당장 만날 수도 있다.
오세훈 하면 처음 떠오르는 이미지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다.
반듯한 이미지와 빈틈없어 보이는 말재주 그리고 큰 키도 남들이 부러워할지 몰라도 적어도 오 전 시장한테는 콤플렉스에 가깝다. 완벽에 가까운 오 전 시장이 서민에게 다가가기 힘든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오 전시장은 의외로 소탈하고 서민적이다.
특히 먹는 것에서 그렇다. 그는 서민들이 즐겨먹는 순대국을 너무 좋아한다. 그래서 광장시장을 자주 간다. 광장시장에서 순대국을 즐겨먹는 오 전 시장 때문에 수행하는 직원들이 고생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어떨 땐 이틀 동안 점심 저녁을 내리 순대국을 먹은 적도 있다.
당시 수행한 서울시 공무원에 따르면 “나중엔 순대 냄새만 맡아도 역겨운데 오 전 시장은 참 맛있게 잘 먹는다”고 했다.
오 전 시장은 광장시장 순대국을 비롯해 한번 먹으면 마약처럼 계속 먹어야 할 정도로 맛있다고 하는 마약꼬마김밥을 자주 먹는다.
실제 광장시장 할머니집에 가면 오 전 시장의 사진이 대문짝만하게 걸려있다.
지난달 24일 주민투표가 실시되기 얼마 전 서울시 출입기자단과 오 전 시장은 광장시장에서 저녁 식사를 한 적이 있다.
이날 광장시장 소상인들이 오 전 시장의 사인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싶어했으나 공무원들이 기자들과 식사 중이라며 제지했다.
이를 안 오 전 시장은 기자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상인들에게 사인을 해주며 장사하기 어려우신데 힘내시라”며 막걸리 한 사발을 따라 드렸다.
심지어 한 순대국집 주인이 “우리집에도 와 달라”고 하자 오 전 시장은 “꼭 찾아가겠다”고 했다.
아마도 오 전 시장은 이미 다녀왔고 그 순대국 집에도 오 전 시장의 사진이 걸려 있을지도 모른다.
오 시장의 소탈한 면은 1대1 식사 때 잘 드러난다. 김치ㆍ된장찌개도 잘 먹는 오 전 시장은 자기 밥을 다 먹고 상대가 남긴 밥도 가져와 아주 맛있게 해치운다.
오 전 시장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해하기 힘든-사실 기자도 겪기 전엔 이해하지 못했다-사실이다.
이진용 기자/jycaf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