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최근 검찰 수사와 무관하게 교육감 직무를 계속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곽 교육감은 1일 서울 신문로 서울시교육청 강당에서 진행된 직원 월례조회에서 “저는 이미 총체적 진실을 이야기했다”며 “더욱 막중한 책임감과 신중함으로 교육감직 수행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곽 교육감 측은 금명간 2차 기자회견을 열어 ‘떳떳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박상주 교육감 비서실장은 “검찰 소환 전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히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검찰 소환시기는 아직 검찰로부터 통보받은 바 없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8시56분께 굳은 표정으로 서울시교육청에 도착한 곽 교육감은 “거취를 결정했나”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대답 없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9층 교육감실로 향했다.
이날 시교육청 정문 앞에는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 보수 진영 단체 회원 50여명(경찰 추산)이 오전 8시30분부터 “곽 교육감은 당장 사퇴하라”며 집회를 열었다. 어버이연합 관계자는 “오늘(1일)부터 28일까지 24시간동안 집회 신청을 해놓았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현장에서 회사원 강모(38ㆍ여) 씨 등 곽 교육감 지지 시위를 벌이려는 시민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차도로 뛰어드는 등 곽 교육감의 출근을 저지하려 했지만 경찰의 제지로 무산됐다.
월례조회에 예정보다 10여분 늦게 모습을 드러낸 곽 교육감은 에메랄드색 넥타이에 검은색 정장 차림의 모습이었으며 시종일관 굳은 표정이었으나 목소리에는 당당함이 묻어났다.
곽 교육감은 “나는 평상시와 다름없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면서 “나 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 사람의 마음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그 어느 때보다도 실감하고 있다”며 교육감 직무를 책임감있게 계속 수행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나를 바라보는 마음이 편치 않으실 거다”며 “이번 사태의 진실이 무엇이건간에 나로 말미암아 교육청 직원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치게 돼 죄송하다”고 직원들에게 사과했다. 이어 검찰 조사와 관련해 “오늘 이 자리에서는 지금 내 안에서 꿈틀대는 많은 말들을 접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날 월례조회는 최근 인사발령으로 일부 직원들이 전입한 이후 처음 열린 조회로 당초 8일로 예정돼 있었으나 곽 교육감의 주문으로 한주 앞당겨졌다.
곽 교육감은 직원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달라”며 “나에 대한 우려로 업무에 대한 열정이 잠시 식었다면 다시 추스리고 평상심을 되찾아 달라”며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업무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부탁했다. 이어 “마무리지어야 할 굵직한 사업들이 남아있다”면서 “계획대로 진행돼야 하고 또 진행 될 것”이라며 검찰 조사와 상관없이 기존 사업들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이날 조회는 당초 예상보다 빠른 9시30분께 끝났으며 곽 교육감은 “아침 식사는 하셨나” 등 취재진의 가벼운 질문에도 입을 굳게 다문 채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신상윤ㆍ박수진 기자 @ssujin84>
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