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1조원 넘게 순매수
추가 매수 가능성은 부정적
외국인들의 매매 변화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럽발 재정 위기가 부각된 이후 팔아치우기만 하던 한국 주식을 다시 담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시각이 변한 것으로 보기에는 아직 무리라고 판단했다. 대외 악재들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상황이라고 보기 힘들다는 이유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8월 들어 지난 29일까지 한 달간 코스피시장에서 5조901억원을 순매도했다. 연초 이후 총 순매도 규모가 5조8139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들의 매도는 지난 한 달에 집중됐던 셈이다.
그러던 외국인들이 지난달 30일부터는 좀 달라졌다. 30일 1984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매수 우위로 전환하더니 31일 2680억원으로 매수 규모를 늘렸고, 이달 1일에는 1조원이 넘게 순매수했다. 2일에도 매수우위다.
자금의 성격을 놓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가장 우세한 분석은 외국계 장기투자자금의 유입이다. 전일 장중에는 노무라증권 창구로 1조원 바스켓 순매수 가능성이 제기됐으며, 실제 외국인 순매수가 프로그램 비차익거래를 통해 그만큼 진행됐다. 그동안 팔았던 개별 종목에 대한 매수가 아니란 점에서 쇼커버링(환매수)보다는 인덱스를 통해 한국 증시 자체를 사는 롱머니가 들어왔다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순매수 비중이 시장비중의 배가 넘는 25%에 달한다는 점에서 반도체 감산 또는 구조조정 이슈에 따른 삼성전자 저가 매수설을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역시 구체적인 물증이 없다.
또 설령 일부 환매수가 유입된 경우라도 현 주가 수준은 이미 부담이 높아져, 추가적인 매수 가능성은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결국 최근 반등의 주역이 외국인인 것은 맞지만 향후 기대치는 줄여야 한다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김종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 이탈리아의 국채 만기가 올 들어 가장 많은 9월에는 유럽계 자금의 추가적인 유출이 예상되기 때문에 최근과 같이 외국인들의 지속적인 매수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상미 기자/ hu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