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하영제 사장 총선 준비
취임 10개월 못채우고 퇴임
경영공백 불가피 논란
농어촌公·마사회 회장도
줄줄이 총선 출마 예정설
농림수산식품부 산하의 대형 기관장들이 일제히 떠나고 있다. 내년 열리는 총선을 위해서다.
2일 농수산물유통공사(aT)에 따르면 하영제 사장은 이날 오후 늦게 퇴임식을 갖는다. 하 사장은 지난해 11월에 취임했다. aT 사장의 임기는 3년이지만 10개월도 안 돼 떠나게 된다.
회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하 사장은 퇴임 후 내년 총선에 출마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 사장이 떠나면서 aT는 사장 후임자 공모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적어도 2~3개월은 경영공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 사장은 지난해 8월 농림수산식품부 2차관에서 퇴임했고 이후 공모를 통해 지난해 11월 aT 사장에 취임했다. 때문에 “선거에 나갈 생각이었으면 애초에 공모에 참여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특히 하 사장 취임 후 aT가 국가적 차원의 과제인 해외곡물기업 설립 작업의 실무를 맡아 진행해온 상황이라, 하 사장의 조기 퇴임에 대해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aT와 함께 ‘농정공기업 빅3’로 꼽히는 농어촌공사와 한국마사회 등도 상황은 비슷하다.
임기가 곧 끝나는 홍문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도 퇴임 후 총선현장으로 갈 판이다.
홍 사장은 지난달 18일에는 한나라당의 지명직 최고의원에 뽑혔다. 17대 국회의원 출신인 홍 사장은 지난 2008년 9월 낙하산 인사 논란 속에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3년 임기를 모두 채우고 떠난다. 절묘하게 시기가 맞아떨어졌다. 홍 사장은 취임 초기 방만했던 농어촌공사의 구조조정 작업을 무난하게 해냈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퇴임 후에 선거에 출마한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내외부에서 돌았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공공기관장으로서의 역할은 뒷전인 것 아닌가”하는 지적이 있어 왔다.
김광원 한국마사회장도 역시 9월 임기가 만료된다. 김 회장 역시 한나라당 출신의 인물이라 퇴임 후 다시 ‘원대복귀’할 것이라는 설이 많다.
농정기관장들이 일제히 총선행에 나서는 것을 두고 여러 평가가 엇갈린다. 일부 농정 기관은 애초에 공천에서 밀린 정치인들이 낙하산 형태로 취임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아예 농정 관련 기관장의 인사행태가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반면, 최근 1~2년 새 구제역 파동과 먹거리 물가급등, FTA 등 농정관련 사안들이 국정현안으로 떠오르면서 과거와 달리 농수산 분야 전문성이 오히려 정치권에서 메리트로 인식되는 상황이라는 평가도 많다.
홍승완 기자/sw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