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이 6일 백화점, 대형마트, TV홈쇼핑 등 대형유통업체에 대해 중소납품업체들의 판매수수료를 자율적으로 대폭 인하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 뱅커스 클럽에서 3대 백화점과 3대 대형마트, 5개 TV홈쇼핑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갖고 대형유통업체와 중소납품ㆍ입점업체간 공생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형식은 논의와 요청이었지만, 김위원장의 어조는 평상시 보다 강했다.
그는 인사말에서 “우리 유통산업은 경제성장을 견인하면서 양적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왔으나 그 과실이 대형유통업체에 편중돼 중소유통업체와 납품업체의 생존기반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제는 유통업계와 중소납품업체가 공생발전 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모색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CEO들에게 대형유통업체의 입장에서 중소납품ㆍ입점업체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면서 동반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중소업체의 입장에서 가장 큰 애로사항은 과도하게 높다고 인식되고 있는 판매수수료 문제”라면서 일정 규모의 중소납품업체를 대상으로 판매수수료 대폭 인하하는 등 실질적인 협력방안을 제시해달라고 말했다.
실질적인 방법론도 언급했다. “신규로 납품ㆍ입점하는 중소기업에 일정기간 안정적으로 거래하는 기회를 제공하거나 전도가 유망한 납품업체에 해외 등으로 판매기회를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서면계약서 미교부, 부당반품ㆍ감액, 상품권 구입 강제등 대형유통업체와 중소납품ㆍ입주업체 간 불공정 사례를 나열하며 “유통업체와 중소납품ㆍ입주업체 간에 공정한 거래질서가 정착될 수 있도록 업계 스스로 지속적인 노력을 펼쳐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달 정재찬 공정위 부위원장이 유통업계 관계자들과 진행했던 간담회에 이은 두번째다. 유통업계 내외부에서는 “이미 공정위가 ‘연매출 50억원 이하는 판매수수료를 5%포인트, 30억원 이하는 6~7%포인트를 인하하는 안을 업계에 제시했다”는 반응들이 흘러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철우 롯데백화점 대표이사를 비롯해 박건현 신세계백화점, 하병호 현대백화점, 노병용 롯데마트, 최병렬 이마트, 왕효석 홈플러스테스코, 민형동 현대홈쇼핑, 허태수 GS 홈쇼핑, 이해선 CJ오쇼핑, 신헌 롯데홈쇼핑, 도상철 농수산홈쇼핑 등의 각 사 대표이사가 참석했다.
김동수 위원장이 유통업계 CEO들을 만난 것은 지난 2월에 이어 7개월 만이다. 당시에는 위원장 취임 후 처음으로 갖는 상견례의 성격이 강했지만, 상황은 7개월만에 크게 바뀌었다. 공정위는 지난 6월 백화점 3사의 판매수수료를 공개하기도 했다.
홍승완 기자/sw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