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정부종합청사에 근무하는 공무원 A씨(40). 그는 요즘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 부처 이전에 따라 내년이면 과천을 떠나 세종시로 이사를 가야하기 때문. A씨는 "동료 직원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아내와 상의하고 있지만 답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 중앙부처의 세종시 이전이 1년 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사를 해야하는 공무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세종시를 이전하는 인력은 1만400여명. 정부가 교육시설 등 세종시에 각종 기반시설을 설치한다고는 하지만 자녀 교육 문제, 맞벌이를 하는 배우자와의 별거 문제로 딩사자들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무원들 사이에 이사와 관련, 새나 동물 이름을 딴 4가지 유형이 회자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물론 이사를 가야하는 그들의 불안한 심리 상태를 반영한 것이다.
1)메뚜기형=몸은 고단하지만...그래도
생활 불편하지만 어쩔 수 없이 출퇴근을 선택하는 경우. 생활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서울~세종시를 출퇴근 하겠다는 유형으로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공무원 가운데 상당 수가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기러기형:나 혼자만...
가족만 서울에 남긴 채 단신으로 세종시로 내려오겠다는 유형. 실제 1,2차 분양이 완료된 세종시 주변에서 소형아파트나 오피스텔 분양이 활기를 띄면서 단신 부임자들이 대거 늘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3)까치형:이 참에 새 둥지 찾자. 집값 싼 세종시로
아예 세종시로 이사를 통해 새로운 터전을 잡으려는 유형. 결혼 초기이거나 자녀가 어린 젊은 공무원들이 가족 모두 세종시 이주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4)미꾸라지형=가족이 최고..."타 부처 보내 주세요"
어떤 방식을 동원해서라도 세종시 이전을 피하려는 유형. 금융관련 업무 특성상 서울 잔류가 확정된 금융위원회가 최근 경제부처 공무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것도 이 같은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대전=이권형 기자/kwon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