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이 지나고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전국의 아파트 전세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고공행진 하고 있다. 반면 매매가는 6대광역시와 지방도시의 상승과 함께 서울 수도권은 올해들어 미미하게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0일 국민은행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전년말에 비해 7.3% 올랐다. 서울 수도권은 0.6% 상승 하는데 그쳤지만 지방 집값이 많이 올랐다. 경남 양산이 23.0% 오른 것을 비롯해 춘천(21.1%) 등의 집값도 급등했다.경기에서는 이천 7.2%, 오산 6.6% 등이 상승했고 과천 -4.7%, 김포 -3.4% 등은 하락했다.
이에 비해 전세가는 전년말 대비 전국 12.0%, 경기 13.2% 등으로 지역구분 없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별로는 화성 27.8%, 춘천 24.2% 등의 상승폭이 컸다. 전국 147개 시ㆍ구 중에서 전세가가 하락한 곳은 인천 연수구 -1.0% 단 한곳 뿐 이다.
전세가격은 작년부터 대폭상승 하다가 올봄 약간 주춤했지만 가을 이사철이 다가오면서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전세비율도 경기 52.1%, 6대광역시 65.2%를 기록하고 있다. 더욱이 이같은 전세가 상승세가 언제 끝날지 예상하기 어려운 것이 더욱더 큰 문제다.
전세가는 올 8월말 현재 12.0% 상승해 지난 한해 동안 상승률인 8.8%를 이미 3.2% 초과한 상태다. 올 가을 이사철에도 작년 같은 전세대란이 예상돼 통계기록 이후 최대치인 지난 2001년의 19.5%도 거뜬히 뛰어넘는 초유의 전세대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들어 1.13, 2.11에 이어 세번째 전세대책인 8.18대책을 서둘러 발표했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지속적으로 상승폭을 키워가고 있다.
서울 강남 일부지역에서는 전세가가 1억 ~ 2억씩 오른곳도 있으며 이와함께 최근 물가까지 폭등하여 서민들의 시름은 날로 깊어만 가고 있다.
이처럼 전세가격이 상승하는 가장 큰 원인은 분양가상한제등으로 인해 3~4년 전부터 공급량이 현저히 줄어들어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잃었고 집값상승 기대감이 없기 때문에 집을 구입하기 보다는 전세로 눌러 앉겠다는 심리가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최동환 내집마련정보사 정보분석실장은 “거침없이 오르고 있는 전세가격을 잠재우려면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이동 될수 있도록 분양가상한제 폐지, 양도세중과 폐지등 매매를 활성화 시킬수 있는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며 “공급을 단기간에 늘리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준공후 미분양주택을 임대주택으로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주남 기자 @nk3507> namk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