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방송의 먹이사슬 구조는
카페가입비만 월 100만원대방송사·전문가가 나눠가져
A 씨는 최근 개설된 인터넷 주식카페에 유료 회원으로 가입했다. 월 100만원에 달하는 가입비를 내야 하지만 증권전문 방송에서도 명성이 높은 전문가가 수익이 높은 종목을 추천해준다는 꾐에 빠졌다.
하지만 전문가가 내민 종목은 폭락을 거듭했고, 결국 투자금 대부분을 잃고 말았다.
인터넷ㆍ케이블 증권방송에 출연하며 ‘주식전문가’로 명성을 얻은 이들에 속아 피해를 본 ‘개미’들이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권방송과 짜고 유료 카페를 개설해 투자자를 모은 후 시세조종을 하기로 짜놓은 종목을 추천하고 투자금을 모아 가로채는 식으로 투자자들을 속여왔다.
투자자들은 공중파에도 출연했다는 경력을 믿고 이들에게 상담받기 위해 월 100만원에 이르는 고액의 가입비를 낸다. 대개의 경우 회비의 60%가량은 방송매체가, 40%는 ‘전문가’들이 이익을 나누는 게 일반적이다. 카페 개설자 등은 시세조종에 가담한 일부 회원과 모의를 통해 특정 종목을 매집한 뒤 방송과 유료 정보 사이트에서 투자 유망하다고 소개한다. 이를 통해 시세가 오르면 이를 되팔아 부당이득을 얻는다.
피해자들에게 투자를 권유해 이를 가로채는 방법도 사용한다.
최근에도 경제전문 케이블방송에 출연하고 증권회사 투자설명회도 진행하는 등 증권 투자전문가로 이름을 알린 이가 투자자들을 끌어모은 뒤 투자금을 가로채기도 했다. 여기에는 고위 공직자 및 법조인, 연예인 등 유명인도 대거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근엔 주식전문가라고 자칭하는 이들이 난립한 가운데 시청자들이 믿고 보는 케이블TV 및 공중파방송까지 검증 절차 없이 무분별하게 이들을 출연시키면서 투자자들이 현혹되기가 더 쉬워졌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주식카페를 이용할 때나 유사 투자자문사의 투자 권유를 받았을 때 해당 카페나 회사가 적법한 업체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터무니없는 고수익을 제시할 때는 일단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