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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토피 환자에 ‘학급진료’가 통한다?
아토피환자와 가족들에게 ‘학급진료’가 화제가 되고 있다.

학급진료는 서울의 한 한의원이 개발한 진료방식으로서 아토피환자를 그룹으로 묶어 치료경과를 함께 공유하는 형식. 비슷한 질환의 아토피 환자들을 한 학급으로 묶어 함께 치료하고 장기간의 아토피치료를 소통하고 공감하며 갈 수 있는 새로운 치료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환자에게 제공되는 의료 서비스는 양과 질에 상관없이 미리 정해진 진료비를 청구하는 포괄수가제(包括酬價制)방식으로 운영된다.

그러나 포괄수가제 방식의 경우, 의료비를 절감시키는 장점도 있지만 높은 의료 서비스와 의사와 환자간의 긴밀한 소통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아토피피부염과 같은 난치질환의 경우, 일반적인 포괄수가제 방식은 환자의 의료 만족도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학급진료의 모습, 환자의 치료경과를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학급진료는 기존 아토피치료에 불신과 불만이 팽배했던 아토피 환자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되고 있다.

‘학급진료’를 3개월째 경험하고 있는 권효은(서초구ㆍ26세)씨는 “처음에는 나를 공개해야 하는 낯선 방식이 생소하고 불편했지만 모르는 사람들과도 아토피라는 매개를 가지고 소통을 해나가는 것이 신기했다” 면서 “학급 내에 어떤 사람이 치료가 잘 되면 같이 응원해주고, 치료가 더디거나 심해지면 같이 안타까워했다 ”고 말한다.

                             [원장들은 원장실 없이 의국에서 공동으로 생활한다]

학급진료를 정착시키는데 어려움은 없었을까.

프리허그한의원의 박건 대표원장은 학급진료를 통해 환자들과 소통하는 이유에 대해 “아토피는 다른 난치성질환과 마찬가지로 지금 당장 치료가 잘 되었다고 해서 완치라고 이야기 할 수 없다” 면서 “약만 처방하고 환자의 치료 이후의 삶을 고민하지 않는다면 반쪽짜리 치료” 라고 설명했다.

대학원에서 상담기법을 연구하다 학급진료의 모델을 만들었던 김병호 한의사는 “처음에는 밀려드는 환자를 감당할 수 없어 개인진료의 유혹을 느꼈던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우리가 정한 원칙을 지키기 위해 학급진료를 고집했고 한의원의 방침을 이해하지 못한 대다수의 환자가 떨어져 나가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전했다. 지금은 학급진료가 당연한 진료과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방향을 잃은 아토피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는 취지에서 일부 아토피 전문 한의사들이 뜻을 모아 비영리 봉사단체 ‘프리허그 아토피학교’를 설립해 결실을 맺기도 했다.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는 사람 뿐 아니라 여건이 어려운 아토피언도 전문적인 관리가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현재 프리허그 아토피학교는 언론사, 보건소, 아토피안심학교,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 예술치료연구센터, 지자체 등과 긴밀하게 연계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 중에 있다.

아토피 전문가들은 사회문제로까지 불거진 아토피 피부염에 대해 심도있게 고민하고 지속적인 치료와 ‘학급진료’와 같은 생활교육을 병행함으로써 아토피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이정환 기자/lee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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