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비축자금
상환액의 1.5배
국내 은행들이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에 대비해 외화자금을 대거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8월 중 국내 은행의 외화 단기차입 차환율(만기연장 비율)은 157.4%로, 7월 67.3%보다 90.1%포인트 상승했다. 8월 중 단기차입 차환율은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8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차환율이 100%를 넘으면 만기상환에 필요한 자금보다 더 많이 빌렸다는 뜻이다. 따라서 차환율이 157.4%라는 것은 만기상환에 필요한 외화자금의 1.5배 이상을 차입했다는 얘기다.
만기 1년 초과 중장기 외화차입 차환율도 181.1%에 달했다.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7월 차환율 195.4%보다는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이 대외 여건이 지속적으로 악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외화차입을 늘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유럽의 재정위기 등 글로벌 금융불안이 심화되는 가운데서도 차환율이 100%를 초과했다는 것은 국내 은행의 외화차입 여건이 그만큼 나쁘지 않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은행의 외환건전성 비율도 당국의 지도기준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기준 외화유동성비율은 100.1%로 7월보다 0.8%포인트 하락했지만 지도비율 85%는 넘었다.
윤재섭 기자/i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