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전국이 정전사태로 혼란을 겪은 가운데 지식경제부가 최근 기상청으로부터 직접 이상기후에 대한 위험성에 대해 들었지만 이를 무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헤럴드경제의 취재결과 지난 8월 31일 기획재정부 주최로 열린 경제정책조정회의에 조석준 기상청장이 참석해 전지구적 이상기후현상과 그에 따른 국가재난방안, 여름 이후의 날씨에 대한 설명했다. 당시 회의엔 지식경제부 인사를 비롯해 경제관련 정부 부처 장ㆍ차관 인사 20여명이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결국 9.15 전국 대정전 사태는 지식경제부가 9월 이상폭염에 관한 사항을 들었지만 이를 무시해 생긴 사태인 셈이다.
기상청 고위관계자는 “조석준 청장이 회의에 참석해 관련 내용을 브리핑 한게 맞다”면서 “경제정책조정회의에 기상청 인사가 참여한 건 지난 8월 31일 회의가 처음이다. 이전에는 기획재정부는 물론 지식경제부와도 대화나 협의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정전사태는 최근 이상기후현상 계속되고 있는데 한국전력과 지식경제부가 예보를 무시해 생긴 사태”라면서 “전력생산은 기온정보가 필수적이라 MOU까지 맺고 전력거래소에 중ㆍ단기 예보는 물론, 하루 06시,18시 두차례 씩 최저ㆍ최고 기온과 낙뢰 등의 기상정보를 메일로 보내주고 있다. 15일에도 전국에 30도 넘을 거란 자료를 분명히 보냈다”고 말했다.
또 진기범 기상청 기상예보국 국장은 “기온은 기상 예측 요소 중 정확도가 가장 높은 편”이라면서 기온 정보를 잘못 보낸것 아니냐는 의혹을 일축했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기상정보를 제공할뿐 기상청과 지식경제부, 한국전력 간 협의나 대화 협의채널이 없기 때문이다. 기상청과 협의가 없기는 다른 정부 부처도 마찬가지다. 이상기후현상에 따른 예기치 못한 재해가 늘어나고 있지만 정부간 소통은 되지 않고 있는 것.
김승배 기상청 대변인은 “하루에 두 번 기상정보를 통보해줄 뿐 한국전력이나 지경부와 별도로 논의를 하진 않는다”면서 “이는 다른 정부 부처와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정부 부처간 회의에도 기상청은 대부분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배 대변인은 “참여를 안하는게 아니라 참여자격이 없어서 못하는 것”이라면서 “이상기후에 따른 정부부처간 공조가 중요해지고 있지만 아직 날씨는 날씨일 뿐 각종 정책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는 인식이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황혜진기자@hhj6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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