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Foreign eXchange) 마진거래 중개를 통해 증권사와 선물사들이 챙긴 수수료가 3년6개월간 1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투자자들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올해 5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대조적이다.
금융감독원은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배영식(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증권사와 선물사들이 외환마진거래 중개로 챙긴 수수료 수입은 올해 상반기
161억원으로 작년 연간 수수료 271억원의 60%에 육박했다. 지난 2008년 이후 3년6개월간 수수료 수입은 986억원으로 1000억원에 근접했다.
외환마진거래는 2개 통화를 동시에 사고팔면서 환차익을 노리는 파생선물거래의 일종으로 투자 원금의 20배를 베팅할 수 있는 투기성이 강한 상품이다. 증권사와 선물사는 1회 거래 수수료로 15~19달러를 받고 있다.
2005년부터 개인도 외환마진거래를 할 수 있지만, 투자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개인 투자자 중 90%가량이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의 외환마진거래 손실액은 2006년 17억원에 불과했지만, 2007년에는 9배인 154억원으로 뛰었고 2009년에는 5월까지 455억원에 달했다.
배 의원은 “외환시장이 요동을 치는 올해는 8월 말까지 외환마진거래 투자손실이 2006년의 300배인 약 5000억원으로 추산되지만, 통계조차 집계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사설 외환마진거래 도박장이 서울에만 200여 군데 생겼고 부산과 대구, 광주, 인천 등 대도시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한국능률협회와 증권사, 선
물사들이 거짓홍보를 못하도록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