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한치앞 못 본 수요예측…전력수급 ‘밑그림’부터 다시 짜라
기후변화 추세 감안

비상수급등 전면수정 필요

장기적 수급방안도 고민을


물쓰듯 쓰는 수요도 문제

피크요금 인상등 병행돼야



사상 초유의 단전 사태를 계기로 전력수급체계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단기적으로는 전력부족 사태 예방이 최우선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연도별 발전체계의 재검토,전력소비체계 재구축 등 마스터 플랜을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 전력수급체계 ‘마스터 플랜’ 다시짜야 = 대규모 단전 사태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전력 수요에 대한 예측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후 변화흐름에 대비해 전력 피크가 몰리는 하절기의 전력비상 수급기간을 재조정하고, 발전소 정비 일정을 분산하는 정도만 이뤄졌어도 이번과 같은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위기 시의 보고체계와 예고 시스템도 보완되어야 한다.

이번 기회에 장기적으로는 국가적인 ‘전력수급 마스터 플랜’을 다시 짜야 한다는 전문가도 상당수다.

정부가 그리는 장기 전력수급의 큰 그림은 ‘원자력’과 ‘친환경 에너지’의 두가지다.

정부는 현재 40% 비중인 원자력 발전 비중을 60%까지 늘리는 전력수급 마스터 플랜을 내놓은 바 있지만,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전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지속되면서 탄력이 약해진 상황이다. 방폐장 건설을 두고 지역민들이 반발하는 등 여전히 원전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약하다.

친환경 에너지 역시 현실적으로 ‘완벽한 대안’은 아니다.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발전의 경우 화력과 같은 전통적 영역의 발전보다 설비 투자비용이 훨씬 많이 들고 설치에도 시간이 더 걸린다. 이익을 내는데 상대적으로 오래 걸려 민간자본의 참여가 어려운 점도 있다.

때문에 전력다소비 산업인 IT, 석유화학, 철강 등의 산업에 경제 기반을 두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전력수요의 급증은 감안하지 않고 무작정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전기공급 확대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적절하느냐는 의문도 적지 않다.

화력이나, 원자력,수력은 물론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전력 공급 비중을 어떻게 가져갈지 부터 중장기적 안목으로 재검토가 필요한대목이다.

▶ ‘물쓰듯 쓴다’ … 전력소비체계도 재정비 해야 = 안정적인 전력수급을 위해서는 전력소비체계의 재정비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의 전기 원가회수율은 90% 수준에 그친다. 전력소비체계 자체가 소비를 조장하는 구조다. 당연히 한전은 매년 적자가 쌓인다. 2008년 이후의 3년간의 누적적자만 3조원이다.

이번과 같은 단전사태를 유발할 수 있는 전력 피크 상황은 사실 연간 1% 정도의 상황에 불과하다. 관련기관들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전년도 최대전력 수요를 초과하는 시간은 연간 92시간 정도다. 겨우 이정도 시간을 대비하기 위해 100만kw 규모의 원자력발전소를 3~4기씩 더 건설하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낭비다.

장기적으로는 ‘지능형 전력망(스마트 그리드)’의 도입을 신속히 추진하되, 피크 요금을 더욱 높이는 등을 통해 단기적으로는 전력수요자들의 스마트한 소비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들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광수 에너지 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기요금을 결정하는 전기위원회를 정부로부터 독립시키는 등 규제기관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에너지원별 과세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과세구조가 환경 오염등의 사회적 비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에너지 관련 세제도 개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박지웅ㆍ홍승완 기자/sw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