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하나은행 챔피언십에는 국내선수들의 해외 진출의 물꼬를 튼 1세대들이 대거 참가한다. 박세리(34ㆍ산은금융)와 김미현(34ㆍKT), 한희원(33ㆍKB금융), 박지은(32)이 바로 그들이다. LPGA에 한국선수들이 30명 이상 진출하고, 한국땅에 LPGA 대회를 만들게 한 선구자들이기에, 오래된 골프팬들은 이들의 발걸음에도 함께 할 예정이다.
요즘은 그다지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이들의 얼굴은 언제나 반가울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LPGA 역사를 만든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LPGA 내에 한국인 직원도 생기고 한국선수들이 너무 많아져서 어려운 사항이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쉽게 물어볼 수 있지만, 이들이 LPGA에 진출할 당시만 해도 영어와 외국인은 언제나 어려움의 대상일 수밖에 없었다.
새로운 길은 언제나 두려움이 앞서는 법이다. 하지만 성장은 언제나 변화를 수반한다. 이들이 앞서 나갔기에 지금의 대한민국 여자 골프가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언급한 선수들의 LPGA 승수만 해도 45승이다.
그리고, 이젠 스포트라이트의 그늘에서 벗어났지만, 아직 열심히 선수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남들의 평가를 두려워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대회장 연습라운드에서 만난 한희원은 그런 말을 했다. 어린 선수들이 치고 올라오는 것이 두렵지 않냐는 질문이 오히려 당황스럽다는 것이다. 자신들도 그 나이에 충분히 좋은 성적을 냈고, 잘 치는 것이 당연하다는 얘기였다. 성적이 안나면 이제 그만해야 하지 않냐고 사람들은 쉽게 선수에 대해 평가하지만, 선수들이 매 라운드 얼마나 심혈을 기울여 경기를 하고 있는지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아직은 뒤돌아볼 때가 아니라고, 계속해서 앞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했다. 그 말이 너무 멋있어서 한참을 가만히 생각해야 했다. 이러한 선수들이 있기에 후배들이 더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고, 좋은 환경에서 선수생활을 할 수 있다는 마음이 든다.
한 시즌, 한 대회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LPGA 1세대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대한민국 골프 파이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