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대회를 벤치마킹해서 다른 골프대회도 더 좋은 골프문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선수를 초청하는 것이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일단 섭외 자체가 어렵다. 미국에서 투어를 뛰는 선수들이 한국에 오려면 10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고 와야 하기 때문에 선수들의 일정과 컨디션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그뿐 아니라 엄청난 금액의 초청료를 줘야 하고, 숙박과 음식 등 신경 써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어렵게 부른 선수들이니만큼 더 많은 골프팬이 보고 즐거워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우승한 리키 파울러(23ㆍ미국)는 마지막 날 머리부터 발끝까지 오렌지색으로 도배를 했다. 저렇게 입어도 되나 할 정도로 모자부터 신발까지 오렌지색이었다.
아마 필드에서 프로가 아닌 길거리에서 일반인이 입었으면 너무 튀어서 손가락질을 당할 법하다. 하지만 프로들의 그러한 의상은 오히려 갤러리에게 보는 재미를 주고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다. 대회 마지막 홀에서 리키 파울러의 모자 위에 잠자리가 오랫동안 머물러 있었는데, 그것조차 소품이 아닌가 생각할 정도로 리키의 의상은 정말 놀라웠다. 우리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만큼 리키에게도 프로 데뷔 후 첫 우승을 한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가 오랫동안 남을 듯하다.
여자 프로세계에서는 의상에 대한 열기가 더하다. 평상시에는 절대 입을 수 없는 파랑과 주황과 같은 보색 대비 색상의 옷을 통해 자신의 패션감각을 드러내기도 한다. 선수들을 따라다니며 경기를 보는 것이 골퍼가 갖는 가장 큰 즐거움이겠지만, 선수들의 의상을 감상하는 것도 작은 재미가 된다.
골프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골프의류 시장도 커졌기 때문에, 선수가 우승을 하면 그 선수가 입은 의류는 바로 동이 난다고 한다. 하나은행 챔피언십 2위를 차지한 최나연(24ㆍSK텔레콤)은 체크 무늬 또는 줄무늬 옷을 선호한다. 최근 귀국해 국내 대회에 출전하고 있는 서희경(25ㆍ하이트)도 늘 예쁜 의상으로 갤러리의 눈을 사로잡는다. 선수들의 성격에 따라 점잖은 색상의 옷을 즐겨 입는 프로들도 있지만, 원색 계열의 옷을 입는 프로들이 아무래도 눈에 더 띄게 마련이다.
그린 위의 다양할 컬러볼, 환상의 샷을 하는 선수들의 화려한 의상. 이 가을철 필드에는 볼거리가 너무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