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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멈춰 선 FTA 시계...내곡동 암초에 MB 리더십 흔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 이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장에서 “이 대통령이 FTA는 한국 의회에서 통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는 그것을 믿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한미 FTA 발효를 위한 마침표가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적 리더십에 달렸다는 우회적인 표현이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귀국 이후 모든 공식 일정을 ‘FTA 비준’에 맞췄다.

이 대통령은 18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법안 심사를 마친 후 부처별 FTA 이행법안 추진현황에 관한 보고를 청취했다.

이어 오찬에서는 국회 부의장단과 교섭단체 원내대표, 상임위원장단을 초청, FTA 비준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전날 5부요인과 양당 대표를 초청한 오찬 간담회에서도 같은 얘기가 반복됐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국 국빈 방문기간 중 미국 의회가 초당적으로 협력해 한미 FTA를 전례없이 신속하게 처리했다”며 “우리 국회에서도 잘 처리해 달라”고 밝혔다.

이어 “한미 FTA가 미 의회를 통과한 데 대해 전 세계가 부러워하고 있다. 특히 경제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우리에게 큰 득이 될 것”이라며 “여야는 국가를 위해 할 것은 해야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FTA 리더십은 생각지도 못한 내곡동 사저 문제로 연신 삐걱대고 있다.

야당의 재재협상 요구에 맞서 FTA 설득에 총력전을 펴도 모자랄 판에 청와대와 여당은 사저 이전을 둘러싼 의혹을 해명하는 일에 진땀을 빼야 했다.

이 대통령은 귀국 다음 날인 17일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내곡동 사저 이전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며 사실상 백기 투항했다. 하지만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야권 인사들은 FTA를 뒤로 미뤄둔 채 내곡동 사저 국정조사 등을 요구하며 연일 정치 공세를 펴고 있다.

18일로 예정된 오찬 간담회에도 김진표 원내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인사들은 전원 불참했다.

내곡동 문제가 정치쟁점화한 상황에서 청와대 초청을 받아들일 처지가 못된다는 이유였다.

결국 FTA 비준의 필요성을 설득할 상대 테이블이 공석이 되면서 이날 간담회는 하나마나한 그들만의 점심으로 끝나버렸다.

여권 관계자는 “미 의회의 FTA 인준으로 우리 국회의 비준 작업에도 동력이 마련될 것으로 봤다” 면서 “그러나 FTA를 반대하는 야당 측이 정작 FTA보다 내곡동 문제에 더 관심을 기울이면서 FTA 비준 작업에 대한 초점이 흐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춘병 기자@madamr123>

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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