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8일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를 전 정권인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합의했다는 게 그 때 환경이나 정권 성격으로 봐서 나는 상당히 높이 평가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요 신문ㆍ방송사 편집ㆍ보도국장과 만찬 간담회를 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한나라당 정권에서 (한미 FTA를) 매듭짓게 된다면 이것은 앞선 정권에서 기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농민들이 한미 FTA 비준을 우려하는 것과 관련해 “이해 당사자인 농업을 풀로 지원하려고 한다”면서 “이번 기회에 농업이 바로 서는 기회로 삼자”고 말했다.
이어 “경쟁력이 없던 우리 기업들도 경쟁력을 갖게 됐으니 농업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면서 “일본이나, 특히 중국에 고소득자가 많으니 고부가가치 농업 상품이 (그들) 수요에 모자랄 정도로 팔 수 있다. 거기에 대해서는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야당도 얘기하지만 야당에 앞서 해 줄 것”이라며 “농업의 기반을 지원해 주는, 보상보다는 자립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갖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 문제(한미 FTA)가 정치적 쟁점이 된 데 대해 마음이 아픈편”이라며 “이게 시행이 되면 다음 정권에서 톡톡히 효과를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주 미국 국빈 방문 기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함께 디트로이트 GM 자동차공장을 방문한 목적에 대해 “미국 자동차 회사나 근로자들이 반대하면 한국 자동차가 들어가는데 지장이 있지 않을까. 한·미 FTA가 되더라도 불매운동 같은 게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걸 무마하는 차원에서 가기로 했다”면서 “그런데오히려 근로자들이 기립 박수를 해주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설계해서 한국에서 만들어진 차를 미국 GM이 조립해서 파는 것을 보면서 나는 정말 굉장히 프라이드한(자존심 서는) 얘기라고 생각했다”면서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디트로이트 공항에 도착했을 때 환영 나온 한 미국인으로부터 미 프로야구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모자를 선물받아 쓰고 GM 공장을 방문했다고 전하면서 “난 착각했다. 내가 좋아서 그런(환영한) 줄 알았는데, 그 모자를 쓰고 가서 그런 것”이라고 농담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시 이 대통령에게 “어떻게 그런(디트로이트 모자를 쓰고 올)발상을 했느냐. 대단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또 오바마 대통령과 워싱턴 시내 한국 음식점에서 비공식 만찬을 한 사실을 거론, “(내가) 상·하원에서 통과 안되면 밥 먹지 말자고 얘기하니까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의회가 그렇지 않다’고 농담을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미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마친 뒤 의원들로부터 사인 공세를 받은 점을 언급하면서 “의원들이 서명해달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개인적인 것(인기)보다는 국격이 높아졌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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