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대북선전전이 삐라 위주로 진행됐다면, 최근에는 대북 단파방송이 새로운 선전무기로 각광받고 있다.
국제언론감시단체 ‘국경없는 기자회’도 지난 11일 “북한 당국이 검열과 통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외부의 대북방송과 정보 유입활동을 통해 북한 내 정보 확산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북방송 관계자들은 북한 내 청취자 숫자가 대략 10만~2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북한의 라디오 보유대수가 늘어나면서 민간 대북방송사들도 급격히 증가했다. 국내의 자유북한방송, 열린북한방송 등 5개 매체와 미국의 ‘미국의소리(VOA)’ ‘자유아시아방송(FRA)’ 등이 대표적이다. 이 방송사들은 북한의 방해전파 발사를 피하기 위해 몽골과 러시아, 대만, 남태평양 등지에 송신소를 두고 고출력 전파를 발사하고 있다. 방송 내용은 주로 남한 실상과 한국 가요, 탈북자 소식 등이다.
북한도 평양방송 등을 통해 대남 선전전을 벌였지만, 남쪽 청취자들의 호응이 크지 않아 현재는 대내 방송과 대외 홍보에 치중하고 있다.
한국의 예능과 드라마는 당초 목적과 달리 상당한 대북선전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주철 KBS 연구원은 “평양, 함흥 이남 지역에서 남한의 TV 방송을 직접 수신해 시청하는 북한 주민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북한 권력계층에서 오히려 남한 영상물을 적극적으로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방송 전파를 수신하지 못하더라도 TV와 컴퓨터가 있는 집에서는 대량복제된 CD와 DVD를 통해 남한의 ‘꽃보다 남자’ 등 드라마와 영화를 즐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