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경원 후보와 박원순 후보는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서거나 뒤서거니 초경합을 벌였다. 코리아리서치센터와 동아일보 여론조사에서는 나 후보가 42.4%로 41.1%의 지지를 얻은 박 후보를 1.3%포인트 앞섰다. 방송 3사 공동 여론조사에서는 박 후보 40.5%, 나 후보 38.2%로 1.3%포인트의 근소한 박 후보의 우세였다.
이와 관련 양 후보 캠프에서는 야당 성향의 숨은표의 규모에 주목했다. 이종구 한나라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최근 여러 선거 결과는 야당의 숨은표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며 야당 성향 숨은표의 막판 결집을 경계했다. 한나라당에서는 야권의 숨은표를 감안, 박 후보의 최종 득표율은 여론조사보다 3~5% 가량 높게 나타날 것이라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박 후보 캠프측은 야당 성향 숨은표가 최대 7%에 달할 것으로 기대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선거운동 초기 인신공격과 흑색선전으로 박 후보 지지층 일부가 유보층으로 돌아섰다”며 “하지만 지지세가 확 빠지지 않고 있음을 감안하면 박 후보가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평가했다. 세 차례 방송토론 직후 빠져나간 4~5%의 지지자들이 선거 막판 숨은표로 나타나면서 최종 선거에서 7~9%가량 앞설 것이라는 의미다.
이런 야당 성향 숨은표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은 지난해 6ㆍ2 지방선거의 경험이 깔려있다. 당시 여론조사에서는 오세훈 후보가 한명숙 후보를 10~20%포인트 앞섰지만, 최종 결과는 0.6%포인트 신승으로 나타났다. 천안함 사태 등으로 수세에 몰렸던 야권 지지자들이 속 마음을 숨겼다가 트위터 투표 독려 운동에 자극받아 투표장으로 나왔던 결과다.
한편 일각에서는 야당 성향의 숨은표 뿐만 아니라 여당 성향 숨은표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가 여당이 우세한 분위기 속에서 야당 지지자들이 표심을 숨겼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선거초반 안철수 열풍에 일부 여당 성향 지지자들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무응답 비율이 선거 초반 여론조사에 비해 오히려 늘고 있다”며 “박 후보에 관한 각종 논란, 그리고 정부 여당의 비리와 의혹이 중도 성향의 비판적 지지자들을 침묵하게 만들었고, 이들의 최종 선택이 결국 승패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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