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를 6일 앞둔 20일 여야는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좌파", "안철수에 구걸한다", "똥묻은 개가 짖는다"등 원색적 용어를 동원해 상대후보를 몰아붙였다.
▶한나라당 "기금모아 좌파단체 지원"-"안철수에 매일 구걸" = 한나라당은 지도부가 말을 맞춘 듯 박원순 후보를 공격하는 데 총화력을 동원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에 나와 “아름다운재단의 회계보고서를 보면 100억원에 가까운 돈이 좌파단체로 갔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2008년 촛불사태 단체를 지원하는 (아름다운재단) 자금이 그 당시 언론보도를 보니까 50억원이 나갔다”고 설명한 뒤 “129억원 정도 모금한 돈에서 100억원 정도가 그때 집행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올해 8월 기준으로 기금 모금액은 984억4100만원으로, 200개 기금으로 모금했는데 단 한 번도 서울시나 행안부에 신고한 것이 없다”면서 “(재단의) 기본재산도 428억원이다. 이게 무슨 시민단체냐, 재벌단체지”라고 비판했다.
홍 대표는 이어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기부금품 모집을 하려면 10억원 미만은 서울시에, 10억원 이상이면 행안부에 등록해야 한다”며 “아름다운재단이 2008년 12월 모은 10억원과 2011년 일본지진 지원 2억원, 또 한건 별개로 서울시에 등록한 일만 있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특히 “무슨 자선재단이 40억원짜리 토지를 취득하고, 이런 식으로 기금운용을 하면서 정부 간섭을 전혀 받지 않았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박원순 후보는 제가 알기로 해외여행을 수없이 다녔다고 했다. 어떤 사람 얘기를 들으면 100여개 도시 여행을 다니면서 그 도시의 특징을 연구했다고 한다”며 “아름다운재단 설립 이후 해외여행 몇 번 다녀왔는지, 해외여행 경비는 자기 소득으로 해결했는지 그것도 협찬받았는지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시민단체라는 이름을 유지하고 국민들로부터 의미를 부여받는 것은 정치단체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박 후보를 측면공격했다.
유승민 최고위원은 “안철수 교수에게 민주당과 박원순 후보가 거의 매일 구걸하다시피 하고 있는 현상을 정말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안 교수가 서울대에 간 지 얼마 안 됐고 신설 대학원을 만들어 학생을 가르치러 간 사람이 현실적으로 정치를 하고 있으며, 그러면서도 스스로 정체성이 국립대 교수인지, 대선 예비후보인지 애매한 처신을 하고 있다”며 “정치를 하면서 링 밖에서 교수직을 하고 있는 것은 비겁한 행동”이라고 야권을 싸잡아 비난했다.
▶민주당 "나 후보 숨쉴틈없이 짖어댄다"=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6일 앞두고 민주당도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 때리기에 본격 가세했다. 박원순 후보도 직접 나서 나 후보에 직격탄을 퍼부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선거가 일주일여 남은 상황에서 나 후보에 대한 의혹들이 줄줄이 터져나오고 있다”며 “한 마디로 의혹백화점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원내대표는 “나 후보가 지난 2005년도 사립학교법 개정할 때 부친의 학원을 감사에서 빼줄 것을 요청했다는 의혹이 있고, 16대 국회 때는 이 학원이 감사원 자료 요청을 받고서도 회계장부를 태워버렸다는 의혹, 소속 교사들이 유ㆍ무형의 압력을 받고 정치후원금을 냈다는 등 의혹이 쏟아져나오고 있다”며 “어설프게 변명하면 청와대 내곡동 사저 때처럼 문제가 점점 더 커지기 때문에 차라리 솔직히 밝히고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승용 정책위수석부의장도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말이 있고 ‘방귀 뀐 사람이 성질낸다’는 말도 있다”며 “나 후보는 자기가 문제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에게 숨쉴 틈을 안 주고 짖어대는 것 같은 상황”이라고 거칠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가 하면 ‘로맨스’를 하고 있다는 식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서울시민들이 잘 알고 심판하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도 나 후보를 향해 “남에게 던진 헛발질이 돌아서 이제 부메랑을 맞고 있다”면서 “오히려 나 후보의 진짜 의혹이 하나하나 드러나고 있다”며 공세를 펼쳤다. 이어 나 후보의 2캐럿 다이아몬드 반지에 대해 “선관위에 제출하는 후보자 정보공개자료의 재산 상황은 현 시가를 반영하도록 되어있다. 만약에 그것이 시가와 큰 차이가 있다면 저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서도 박 후보는 “박 대표님도 결국은 한나라당 지난 10년의 서울시정, 또는 이명박 정부의 지금 4년에 대해 책임이 없지 않다”고 전선을 확대했다.
한편 박 후보는 이날 학계ㆍ문화계ㆍ연예계 유명인사들로 구성된 ‘메머드급 멘토단’과 만남을 가졌다. 공지영 작가를 비롯해 신경민 전 MBC 앵커, 금태섭 변호사,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박재동 화백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세계의 강자들로 구성된 이들은 종로구 안국동에 위치한 캠프 사무실에서 박 후보와 회동을 가진 뒤 인근 인사동을 걸으며 거리에 나온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서경원ㆍ양대근ㆍ손미정 기자@wisham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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