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2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2차 북미대화를 앞두고 미 정부 당국은 20일(현지시간) “협상이 아닌 탐색단계”라며 명확한 선을 그었다.
김정일 북한 위원장이 “조건없이 6자회담을 재개하자”며 대화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미 정부는 북한이 비핵화 사전조치의 진정성 있는 이행을 약속하지 않는 한 본격적인 협상단계로 넘어가지 않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셈이다.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지난 13일 이명박 대통령과 한미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이 계속 국제 기준을 위반하면 고립을 더 가속화 할 것”이라며 한미간 대북정책 공조를 강조했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 역시 이번 북미대화 진전의 열쇠는 북한의 비핵화 이행 의지 표명이라고 전망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CFR) 선임 연구원은 이날 워싱턴 DC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에서 열린 한반도 관련 세미나에서 “6자회담 재개 여부는 북한의 행동에 달려 있다“ 면서 “비핵화가 대화의 핵심 어젠다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하지 않거나, 북한이 비핵화를 향해 나아가기 위한 준비가 돼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6자회담이 재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은 “이번 대화에서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며 “이번 대화가 추가적인 대화를 낳을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으려는데 관심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으로서는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이행 의지를 나타낼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쌍방 대화채널이라도 열어둠으로써 추가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실험 등 북한의 도발을 제어하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냉전적 봉쇄(containment)나 적극적인 개입(engagement) 전략 중 어느 하나에 치우치기보다 당분간은 대화의 문을 열어두면서 북한 상황을 관리(Management)해나가겠다는 것으로, 오바마 행정부의 최근 대북 정책기조이기도 하다.
한편 정부 당국자는 미 정부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북한의 비핵화 이행 이전에는 6자회담으로 넘어가지 않는다는 한미간 공조 기조를 재확인한 것으로, 결국 북한의 태도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양춘병 기자@madamr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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