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야권단일 후보가 유보층 확보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닷새 남겨 놓은 상황에서 여전히 냉랭한 민주당원들의 적극 지지를 호소하는 중이다.
21일 민주당 서울시당 소속 관계자는 “당 지도부를 비롯한 원내 소속 인사들은 박 후보의 선거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민주당 기저는 여전히 냉랭한 게 사실”이라며 “남은 기간 박 후보가 좀 더 민주당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른바 ‘바람’으로 야권단일 후보로 오른 박 후보가 민주당이라는 조직의 힘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초반 박 후보에 대해 지지 의사를 밝혔던 20~40대에서 많은 수가 유보층으로 돌아서며 선거가 박빙 양상으로 변하고 있는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 후보가 고정지지층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방증으로도 풀이된다.
이처럼 민주당원들이 박 후보의 당선에 전력을 다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박 후보가 직접 민주당에 대한 ‘충성’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았다는 점 때문.
이들이 말하는 민주당 후보임을 각인시키는 방법 중 하나가 박 후보가 민주당 입당시점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이다. 서울시당 관계자는 “박 후보가 기존 정당에 염증을 느낀 시민사회 및 안철수 지지층을 등에 업고 출마한 만큼 당장 민주당 입당을 말하긴 어려워도 향후 어떤 시점에서 민주당에 입당할 약속만은 해주면 좋겠다는 게 당원들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여기에는 박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서 확인이 돼야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원들을 위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속내도 포함돼 있다.
박 후보도 이런 점을 간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박 후보 측은 구체적인 입당 시기를 밝히는 것 대신 지속적으로 민주당 사람임을 유세과정에서 밝혀 당원들의 뇌리에 각인시키겠다는 전략을 유지할 계획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민주당 지도부 및 핵심인사들은 당원들의 독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전날 “박원순은 사촌, 한나라당은 남”이라며 “남 보다 사촌이 (서울시장) 되는 게 낫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정민 기자@wbo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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