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돈을 넣어두어도 손해가 계속되고 있다. 예금금리가 물가 상승률에도 못 미져 ‘실질금리 마이너스(-)’ 상황이기 때문이다. 벌써 1년째다. 이자에 붙는 15.4%의 이자소득세를 감안하면 손해액은 더 크다.
이런 와중에도 플러스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순 없는걸까. 전문가들은 예금상품을 장기로 가입하는 한편 이벤트성 ‘특별판매 예금’이나 안정세를 되찾은 저축은행을 이용하면 그나마 밑지는 장사는 하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실질금리 1년째 마이너스=24일 통계청,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중은행의 정기예금(1년 만기) 수신금리를 넘어 선 것은 지난해 9월부터다. 그 전달(2010년 8월)까지 예금금리가 물가상승률을 0.5%포인트 이상 웃돌았지만 9월 -0.53%포인트를 나타낸 이후 10월 -1.1%포인트, 11월 -0.23%포인트, 12월 -0.18%포인트 등으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덫’에 빠졌다.
올 들어 물가상승률은 4%를 넘어선 반면 예금금리는 여전히 3% 중반에 머물면서 좀처럼 격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특히 물가상승률이 최고조(5.3%)에 달했던 지난 8월에는 예금금리와의 격차가 -1.54%포인트를 기록했다. 정기적금의 실질금리 역시 1년째 마이너스다.
한국은행이 넉달째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당분간 시중은행의 예ㆍ적금리는 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실질금리가 낮으면 저축보다 투자와 소비를 촉진하는 효과는 있지만 국ㆍ내외 불안정한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경기부양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마이너스 금리’ 이기는 금융상품=앉아서 돈을 잃고 있는 예금자들이 고위험 금융상품으로 눈돌리지 않고 안전한 예ㆍ적금상품으로 ‘플러스 이자 수익’을 가져갈 순 없을까?
전문가들은 현금 운용에 여유가 있다면 예ㆍ적금 상품을 장기로 가져갈 것을 권고한다. 또 각종 금융거래를 한 은행으로 몰아 우대금리 혜택을 얻는 것도 방법이다. 일반 예금보다 0.3%포인트 이상 높은 금리를 얹어주는 ‘특판예금’과 5% 초반대인 저축은행의 예ㆍ적금 상품도 노려볼만하다.
하나은행 서울 이촌동 골드클럽 박훈규 팀장은 “일반 예금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예금자는 채권형 상품에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라면서 “위험도는 낮고 일반 예금보다 0.5~1%포인트 높은 이자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은 농협중앙회의 ‘채움한가족적금’이다. 가족끼리 적금에 가입해 최대 1.5%포인트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고 신용카드 사용액에 따라 붙는 추가금리까지 합치면 1년 만기 최고 금리는 연 7.49%에 달한다.
우리은행에서 지난 7월 출시한 ‘매직세븐(7)적금’도 최고 연 7.0%의 고금리를 제공한다. 이 상품은 연 4.0% 기본금리에 신용카드 결제계좌를 우리은행 계좌로 지정하면 신용카드 사용액에 따라 우대금리가 제공된다. 신한은행의 ‘신한 월복리 적금’은 소액의 자금을 3년간 불입하는 상품으로 매월 원금과 이자가 복리로 운용돼 일반 적금보다 높은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최진성 기자/ip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