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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安·孫·文’…잠룡들 “나 떨고있니?”
박근혜 대세론 검증대

안철수 세대교체 기로

손학규 책임론 절박감

문재인 통합주도권 향배



26일 치러지게 되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는 여야의 잠룡들이 총출동하게 되면서 승패에 따른 운명이 극명하게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세론 검증대’=여야를 통틀어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켜왔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이번 선거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애초 판세가 불리한 서울시장 선거에 소극적일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은 것이었다. 이에 따라 선거 결과는 어떤 식으로든 박 전 대표의 대권 가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자당의 나경원 후보가 대역전승을 거두면 자신의 ‘대세론’은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당이 어려울 때 적극 나서 위기를 극복한 데 대한 당 안팎의 평가와 인식도 상향 조정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패배 때에는 얘기가 달라진다. 큰 차로 진다면 ‘대세론이 벽에 부딪혔다’는 평가가 나올 공산이 크다. ‘안풍’(安風ㆍ안철수바람)이 ‘박풍’(朴風ㆍ박근혜 바람)보다 더 위력적이라는 말이 나오며 여권 내 위기의식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작은 표차로 패배의 경우 당초 ‘박-나’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20% 포인트 안팎이었던 점을 감안, 상처가 덜할 수도 있으나 어떻든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는 점에서 박 전 대표의 한계론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철수 ‘세대교체 선봉에 설까’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이번 선거엔 직접 나서지 않았지만 후방에서 박원순 범야권 무소속 후보를 지원하고 나서면서 ‘정치인 안철수’로의 진화 과정을 밟고 있다.

박 후보가 승리할 경우 박 전 대표와 맞서는 잠재적 대권주자로서의 입지가 보다 확고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울러 정치권 세대교체의 선봉에 서면서 정치 개혁의 흐름을 주도하는 입지를 가질 수도 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나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에게도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당장 ‘거품론’이 제기될 수 있다. 박 후보가 유리한 것으로 판단되는 상황에서 투입됐음에도 그의 한계가 여실히 노출됐다는 인식에서다. 시민사회의 정치 세력화에도 일정 부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손학규 ‘사퇴기로’=지난 야권후보 경선에서 박 후보가 당선됐을 때 ‘사퇴 홍역’을 치러야 했던 손 대표로서는 어찌됐든 이번 선거를 박 후보의 승리로 마무리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만일 나 후보에게 패할 경우 민주당은 잠재됐던 지도부 책임론에서 촉발된 대혼란에 휩싸일 수 있다. 손 대표는 당(黨) 후보를 내지 못한 데 이어 당의 총력지원에도 선거에서 패배한 만큼 당장에 사퇴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당은 조기 전당대회 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안풍의 후폭풍 속에 주도권을 상실한 민주당이 다시 야권의 중심으로 서는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관측도 많다.

▶문재인 ‘野통합 주도권 쥐나’=문 이사장도 애초 부산 동구청장 선거에만 집중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서울시장 선거에까지 지원에 나서면서 승패에 따른 위상 변화가 예상된다. 박 후보가 승리할 경우 향후 전개될 야권통합 국면에서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입지를 확보하게 된다. 그러나 나 후보의 승리시 일정 부분 정치적 타격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문 이사장은 어떤 식으로든 야권의 대권주자 경쟁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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