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인 서울시장과 11개 기초단체장을 뽑는 이번 10ㆍ26 재보궐선거는 향후 한국 정치의 운명을 좌우할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결과는 정치ㆍ사회적으로 메가톤급 파장을 불러올 게 분명하다.
서울시장 선거는 집권당 후보와 범야권 무소속 후보가 ‘1 대 1’로 치르는 사상 초유의 대결인 데다 ‘보수’와 ‘진보’의 핵심 지지층이 총집결했다. 또 한국 사회의 첨예한 갈등구조의 축소판으로,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1%와 99%’의 심각한 양극화, 세대간의 대결 양상을 띠고 있다. 역대 어느 선거보다 선명한 대립구도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특히 유력 대권주자들이 총출동, 내년 총ㆍ대선의 전초전 성격이 더해지면서 향후 정국을 통째로 흔들 수 있는 핵폭풍급의 위력을 갖게 됐다.
여야 각당의 입장에서도 승패에 따라 당내 혼란 등 심각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나경원 후보가 승리하면 여권은 정국 주도권 확보의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현재의 위기국면을 수습하면서 곧장 총ㆍ대선 체제로 나아갈 수 있다. 하지만 정계개편의 거센 소용돌이로 빠져드는 민주당 등 범야권의 태풍권에서 한나라당도 자유로울 수 없다.
반대로 박원순 범야권 후보가 승리할 경우 여야 모두 심각한 후폭풍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여권은 그야말로 공황상태에 직면하고 박근혜 대세론은 심각한 위협에 직면한다. 민주당도 박 후보를 밀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시민세력에 무릎 꿇은 셈이 되기 때문이다.
정치권에 대한 염증에서 비롯된 안철수 돌풍이 더욱 거세지면서 기존의 정치질서가 ‘상전벽해’ 수준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번 선거에서 핵폭풍을 몰고 온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영향력이 극대화되는 데다 안 원장이 본격적인 정치참여를 시도할 경우, 기성 정치권은 시스템적인 변화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전망이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