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1, 2차전 모두 삼성이 크게 웃었다.
삼성은 2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차전에서 6회 배영섭의 2타점 결승타와 특급 마무리 오승환의 활약으로 SK를 2-1로 격침시켰다. 이로써 삼성은 남은 경기에서 2승만 보태면 통산 4번째 우승 기회를 잡게 된다. 반면에 역대 처음으로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SK는 통산 네 번째 우승 도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통계만 봐도 역대 28번의 한국시리즈에서 1,2차전을 모두 패하고도 우승을 차지한 경우는 딱 한번이었다. 확률로 보면 SK의 우승 가능성은 3.6%, 반면에 삼성은 96%다. 물론 그 기적을 이룬 과거의 주인공은 SK였다. 2007년 한국시리즈에서 SK는 두산에 2연패를 당한 뒤 내리 4승을 거둬 우승컵을 챙겼다.
SK는 준플레이오프 4경기, 플레이오프 5경기를 거치며 실전감이 뛰어나다고 자부했지만 사실 9번의 경기에서 많이 지친 상태다.
온통 부상병동에 선발진도 무너졌다. 포스트시즌 이후 제몫을 한 선발 투수는 송은범, 브라이언 고든, 윤희상 세명이 유일했다. 그나마 윤희상은 2차전에서 1이닝만 뛰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윤희상은 포스트시즌만 2경기 11⅔이닝으로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디딤돌이었다. 반면에 푹쉬다 한국시리즈에 나선 삼성은 정규시즌보다 한층 매서운 구위를 선보이고 있다.
이만수 감독대행은 3차전 전망을 두고 “지친 데 해법은 휴식 밖에 없다”며 “하루이틀 쉰다고 돌아오는 것은 아니고 정신력으로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에 류증일 감독은 “빨리 끝내길 원하신다면 노력해보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28일 오후부터 열리는 3차전은 SK의 홈경기다.
심형준 기자/cerju@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