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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혜원의 골프 디스커버리>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갤러리도 선수도 만족한 ‘로핑의 미학’
지난주 열린 최경주CJ인비테이셔널대회는 우리나라 골프에 또 다른 역사가 될 것이다. 아무리 선수라도 본인의 자금을 들여서 골프대회를 기획하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 본인에게는 큰 마음을 먹고 기부한 우리나라 골프 미래를 향해 뿌리는 소중한 씨앗이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그러한 뜻과 희생을 감사히 여기지 않고 쉽게 잊어버리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대한민국 골프를 위해 투자를 한 최경주(41ㆍSK텔레콤)에게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선수는 사실 갤러리를 위해 존재하지만, 가끔씩 갤러리는 선수에게 거추장스러운 존재가 되기도 한다. 이미 최경주는 한국대회에서 그러한 경험을 너무 많이 했다. 핸드폰 소리, 소음, 사진 촬영 등을 그렇게 많이 겪고 나면 사실 갤러리에게 정이 떨어진다고 해도 이해가 될 만하다. 갤러리의 매너에 실망하고 스코어에서 손해를 본 일반적인 선수라면 그냥 돌아서고 말았을 것이다. 그러한 경험이 많은 한국에서 대회를 연다는 건 사실 최경주가 기량이 뛰어난 훌륭한 선수인 것을 넘어 위대한 선수라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다.

이번 대회의 주최자로 나선 최경주는 갤러리가 더 편하게 선수들을 보고 대회를 관람할 수 있도록 직접 로핑할 곳을 지정해주었다. 우리나라는 사실 잔디 보호라는 명목으로 로핑을 카트가 다니는 도로 쪽으로만 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갤러리가 조금만 많아지면 통행에 불편을 겪게 되고 로핑 뒤로 사람이 겹겹이 쌓여 제대로 된 관람을 할 수 없게 된다. 이미 PGA 투어와 세계 여러 대회를 출전한 최경주는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갤러리와 선수에게 편안한 동선을 마련하고자 최선을 다했다.

일반인이 프로골프대회를 볼 때는 어떤 일을 하는 것인지 잘 상상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사실 그 질문에 대답하기 어려운 이유가 업무 영역이 너무 포괄적이기 때문이다. 대회 전반적인 기획과 콘셉트 설정, 대회 장소 협의, 홍보, 광고물과 갤러리의 편의를 위한 시설까지 대회 업무를 설명하다 보면 질문한 사람이 듣다가 오히려 지쳐버린다. 그리고 그 중 로핑은 갤러리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아주 작은 부분이다. 그러한 것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쓴 최경주는 정말 대회의 주인이 될 만하다.

골프대회에 갤러리가 많아진다는 얘기는 더 많은 준비와 세부적인 서비스를 필요로 한다는 의미다. 이제 막 갤러리 문화가 생겨나는 한국은 아직도 발전시켜야 할 부분이 많다. 대회 기획자로서 잠시 간과했던 로핑의 부분을 일깨워준 최경주 선수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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