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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티박스> 아내 첫 강의에 눈물이…
몇 해 전 이다.

어느 골프장에서 자신의 꿈을 향해 가고 있는 한 성실한 친구의 강의를 보게 되었다. 그것은 시강이었다. 시강을 하면서 내가 피드백을 해 주는 자리였다.

주차장에서 연락을 하고 클럽하우스로 오라고 했는데 저 뒤에서 누군가 함께 오고 있다. 남자 탤런트를 보는 느낌이었다. 가까이 와서 인사를 시켜 준다. 신랑이란다.

단체룸 하나를 빌려 들어가서 시강을 준비시키고 나는 그 친구의 신랑이랑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아내의 시강을 같이 듣고 싶어서 왔다고 한다. 나는 그 친구의 심정이 어떨까 싶었다.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자신의 익숙지 않은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참으로 용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데 쑥스러움을 미소로 묵묵히 답하고 있는 그 친구의 모습 속에 부부의 잔잔한 신뢰가 전달되었다.

시강 준비하느라 이것저것 챙기는 그 친구를 뒤로 하고 우리는 간단한 대화를 했다. “아니 이런 자리에 오실 생각을 하셨어요?”

“전 제가 하고 싶은 것을 모두 하고 살았다고 봐요 그런데 저 친구는 저를 뒷바라지 하느라…” 말을 잘 잇지 못했다.

“이제 저 친구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제가 도와 줘야죠”라며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시작된 시강. 먼저 그 친구가 제출된 시나리오를 알고 있는 내 입장에서는 얼마나 그 친구가 열심히 연습을 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신랑 앞에서, 그리고 자신의 부족함을 노려보고 있는 내 앞에서, 열심히 그 친구의 성격을 이겨가며 하고 있었다. 아마도 모두 연습의 힘으로 여겨지는 순간, 내 앞에서 열심히 아내 모습을 보던 그 남편은 손을 눈으로 가져갔다. 눈물이 고였는지 몇 번을 자신의 손가락으로 눈을 비볐다.

가슴이 찡한 장면이었다. 아내는 열심히 본인의 강의에 집중하느라 잘 못 본 듯했다. 남자들의 감정, 속내를 잘 표현하지 못하는 가장들의 그 깊은 감정! 그래도 그 순간 내가 얼굴을 그 방향으로 돌리지 못하고 맘만으로 감동을 받는 순간으로 기억된다. 부부. 아내의 꿈을 향해 기꺼이 그 먼거리를 함께 와 주고, 머쓱함 뒤에 숨어 있는 깊은 사랑을 느끼면서….

<쎄듀골프서비스연구소 김영미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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