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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밑빠진 월급봉투…수도권 가계 빚에 ‘허덕’
연평균 소득 전국 최고 불구

비싼 집값에 빚도 가장 많아


소득대비 원리금 상환비율

美 서브프라임 때보다 높아

부채 리모델링 시급

전국에서 가장 소득수준이 높은 수도권 거주자들이 오히려 가장 빚에 허덕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싼 집값 때문인데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경우 타격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통계청,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이 공동으로 수행한 ‘2011년 가계금융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도권 거주자의 연간 경상소득은 평균 4349만원으로 비수도권 거주자의 3701만원보다 17.5%나 높았다.

경상소득에서 세금과 연금, 이자 등을 제외한 가처분 소득 역시 3485만원으로 비수도권 거구자의 3096만원보다 12.6% 정도 많았다. 수도권에서 사는 비용이 만만찮다는 의미다.

하지만 문제는 빚이다. 수도권 거주자의 부채는 7336만원으로 비수도권 거주자의 3241만원보다 두 배 이상 높았고 순수 금융대출도 4848만원에 달해 비수도권 2433만원의 두 배에 달했다.

수도권 거주자가 빚이 많은 이유는 무엇보다 집값이 비싸기 때문이다. 대출 현황을 보면 잘 드러난다.

신용대출은 수도권 거주자가 719만원, 비수도권 거주자가 539만원으로 별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주택대출이 대부분인 담보대출은 수도권 거주자가 3993만원으로 비수도권의 1796만원의 두 배를 넘었다. 집값이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나니 빚을 더 많이 질 수밖에 없다.

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10월 기준 서울 강북의 아파트 매매가는 평균 4억1000만원, 강남은 무려 6억5000만원으로 그나마 비싼 인근 경기지역의 2억9000만원보다도 배 이상됐다. 지방 아파트 가격은 평균 1억4000만원으로 수도권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최근 들어 수도권 거주자의 재무건전성이 빠른 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올해 수도권 거주자의 금융대출 증가율은 15.7%에 달해 소득증가율 4.5%의 세 배를 넘었다.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727만원으로 지난해보다 24.5%나 급증했다. 이에 따라 가처분소득 가운데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20.9%에 달했다.

국가적으로 상황이 다르기는 하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일어났던 2007년 미국의 비율이 18.6% 였던 것을 감안하면 국내 수도권 거주자들의 재무건전성은 상당히 좋지 않은 편이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소득에 비해 과도한 부채를 지게 되면 불황이 닥쳐 소득이 줄거나 집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때 큰 타격을 받게 된다”며 “수도권 거주자의 경우 이러한 경향이 강해 한시라도 빨리 ‘부채 리모델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홍승완 기자/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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