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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평양에서 일본 1-0으로 격파
북한이 15일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열린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 C조 예선 5차전에서 박남철(26·4.25체육단)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일본을 1-0으로 이겼다. 북한은 이로써 3차 예선에서 2승3패를 기록해 본선 진출은 좌절됐다.

북한은 그러나 정치·외교적으로 좋지 않은 관계를 이어가는 앙숙 일본을 완벽히 제압해 자긍심을 높였다. 최종 예선 진출을 확정한 일본은 첫 패배를 당해 3승1무1패가 됐다. 북한은 일본과 성인 대표팀 맞대결 전적에서 11승7무14패를 기록해 열세를 완화했다. 일본 축구 대표팀이 북한에서 경기한 것은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예선이 열린1989년 이후 22년 만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7위 일본과 124위 북한 경기는 강호와 약체의 대결이었으나 순위는 숫자에 불과했다. 북한은 경기장을 가득 메운 안방 관중의 응원에 힘을 받아 초반부터 일본을 매섭게 몰아붙였다. 관중석 한 면에서는 경기 내내 카드섹션이 펼쳐졌고, 다른 한 면에서는 홍람오각별기(인공기)가 휘날렸다. 일사불란한 카드섹션에서 붉은 바탕 위로 ‘조선 이겨라’라는 노란 글씨가 뜨면 관중은 일제히 “조선 이겨라! 조선 이겨라!”를 외쳤다.

북한의 거친 몸싸움과 부지런한 압박까지 겹쳐 일본이 자랑하는 점유율 높은 패싱 축구는 찾아볼 수 없었다. 북한은 전방에 해외파 정대세(27·보훔)와 박광룡(19·바젤)을 포진시키고 좌우날개 미드필더가 적극적으로 측면을 침투하는 스리백(3-back) 시스템을 가동했다.

자기 진영에서 볼을 잡으면 길고 빠른 패스가 측면이나 최전방으로 투입돼 일본의 골문을 위협했다. 정대세는 전반 5분 기습적인 중거리슛과 전반 24분 박성철이 페널티아크에서 때린 프리킥은 일본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전반 40분에는 박성철이 페널티지역에서 날린 다이빙 헤딩슛이 골대를 살짝 빗나갔고 1분 뒤 박성철이 땅볼 크로스에 쇄도하며 때린 볼도 아쉽게 골문을 벗어났다. 북한은 전반 33분 정대세가 가벼운 부상을 호소하며 벤치로 들어가 공격력이 다소 약화했다.

그러나 후반 시작 5분 만에 선제골이 터졌다. 북한은 중원에서 날아온 긴 종패스를 박광룡이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헤딩으로 패스했고 박남철이 이를 놓치지 않고 재차 헤딩해 일본의 골망을 흔들었다.

박남철은 작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에서 주장 완장을 찼으며 그 해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에도 와일드카드로 출전했다. 선제골이 터지자 경기장이 떠나갈 듯한 관중의 함성이 쏟아졌고 응원 열기는 이후로 점점 더 뜨거워졌다. 북한은 일본을 계속 밀어붙였으나 후반 32분 정일관이 거친 태클 때문에 옐로카드를 받으면서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북한은 이후에 수세에 몰렸다. 일본은 경기 막판에 재일교포 이충성(25·히로시마)의 슛이 골문 안으로 들어갔으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아쉬움을 삼켰다. 한편 AFP통신은 도쿄발 기사를 통해 경기 시작 전 일본 국가가 울려 퍼질 때 북한 관중 수만 명이 집단으로 야유를 퍼부었다고 보도했다.


헤럴드 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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