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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 뜬인물 진인물>‘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박원순 ‘서울發 정치혁명’
2011년은 기존의 질서가 불신받고 붕괴되는 한 해였다.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성을 시작으로기성 정치와 체제에 대한 불만은 개혁의 대상을 넘어 쇄신의대상으로 추락했다. 사회에 대한 모순을 꼬집는‘ 비주류식’ 소통 방식이 대중의 인기를 끌었고, 2차례의 재보궐선거에서 2040세대는 분노의 표심으로
기성 세력을 심판했다. 여전히 아프고 불안한‘ 88만원 세대’ 청춘을 보듬는 노력은 역부족이었고, 청춘들은 멘토를 갈망했다. 중산층은 갈수록 추락하고, 복지에 대한 욕구는 증폭됐다.

‘영원한 시민운동가’ 박원순 아름다운재단 이사장의 서울시장 당선은 한국 정치사에 한 획을 긋는 대형 사건이었다. 안철수 신드롬의 결정적 도움을 받은 박 시장의 당선은 기성 정치에 대한 심판,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불만, 현실사회에 대한 박탈감이 동시에 분출된 계기였다. 특히 20~40대 유권자는 박 시장에게 몰표를 던져, 집권 여당 한나라당을 패닉으로 몰아넣었다.

무역 1조시대의 원년인 올해, 정몽구 회장이 이끄는 현대자동차그룹은 ‘빅 5’의 확고한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정 회장의 품질경영이 열매를 맺은 데다 미래를 내다본 전략이 성공을 거둔 결과다. 정 회장은 미국 ‘2011 자동차업계 아시아 최고의 CEO’에 선정됐을 뿐만 아니라 현대건설 인수를 통해 자동차ㆍ철강ㆍ건설의 3각 축을 중심으로 그룹을 성장시킬 수 있는 확고한 토대도 마련했다.

넥슨의 창업자인 김정주(43) NXC 대표는 겹경사를 맞았다. 상장계획을 내놓은 지 5년 만에 일본 증시에 넥슨재팬을 상장했고, 국내 게임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일본 법인 연결 기준) 돌파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번 상장으로 김 대표와 부인 유정현 감사는 3조3000억원대의 주식부자가 됐다.

과학계에서는 김빛내리(42)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의 쾌거를 빛났다. 유전자를 제어하는 ‘마이크로RNA’를 생성하는 효소인 ‘다이서(Dicer)’가 RNA 사슬 구조의 뒤쪽 끝이 아니라 앞쪽 끝의 인산과 산소를 인지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발견한 것. 유전자 연구와 난치병 치료법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네이처’ 지는 그의 연구 성과를 대서특필하며 노벨상 후보로 그를 거론했을 정도다.

1월 초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한국 선적 삼호주얼리호의 석해균 선장은 구출 작전(아덴만의 여명 작전)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 일약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다. 선원 21명 전원을 구출하는 과정에서 무려 6곳에 총상을 입고 의식을 잃은 채 귀국, 9개월간의 치료를 받고 극적으로 생환했다. 

왼쪽부터 김난도 교수, 정몽구 현대차 회장, 양현석 YG엔터 사장, 석해균 선장, 박원순 서울시장, 가수 임재범, 뽀로로.

주류정치에 똥침을 꽂은 인터넷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에 대중은 열광했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정봉주 전 국회의원 등 4인은 “가카는 그럴 분이 아닙니다” 같은 펄쩍펄쩍 뛰는 언어로 정권의 실정을 비틀고 꼬집었다. 괴담을 사실인 양 포장한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반대로 ‘나꼼수’를 통해 대안 언론의 긍정적 역할을 봤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밀리언셀러 ‘아프니까 청춘이다’로 일약 ‘대한민국 청춘의 멘토’로 자리 잡은 김난도 서울대 교수의 ‘란도 쌤’ 인기는 여전하다. 2010년 12월 출간된 책이 1년 동안 베스트셀러 1, 2위를 지키고 있는 건 시대정신과 주파수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88만원 세대’로 불리는 젊은이들의 고민과 불안을 직접적으로 풀어주진 못해도 심적으로 위로하고 방향을 보여주고자 한 그의 진정성이 통한 것이다.

양현석(41) YG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올해 1000억원대 주식부자에 등극했다. 11월 공모주 청약에는 무려 3조6000여억원이 몰리며 ‘대박’을 냈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에 이어 연예인 주식부자 2위에 등극하는 영예도 누렸다. YG엔터테인먼트는 간판스타인 빅뱅과 2NE1, 힙합스타 타블로까지 가세해 K팝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호불호(好不好)를 떠나 임재범은 MBC ‘나는 가수다’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임재범이 윤복희의 ‘여러분’을 열창한 뒤 “내가 만약 외로울 때면 누가 나를 위로해주지, 바로 여러분”이라는 말로 끝맺을 때 카메라가 그를 클로즈업하자 시청자는 함께 울었고, 시청률은 치솟았다.

인기 캐릭터 뽀로로는 이번 크리스마스에도 그 명성의 위력과 진가를 발휘했다. 한국결핵협회는 뽀로로와 친구들 덕분에 크리스마스실 판매량이 대폭 늘어 목표금액을 쉽게 달성할 전망이다. 지난 2003년 탄생한 작은 펭귄 뽀로로는 상품 로열티 120억원, 판매액 5700억원, 브랜드 가치는 8000억원에 달한다. 경제적 부가 효과가 5조7000억원으로 알려진 뽀로로는 이제 작은 펭귄이 아니라 ‘작은 거인’이다.

이윤미·이충희·박정민·문영규 기자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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